비굴한듯 지혜로운 권력 기자로서의 삶은 거칠다. 기자이기에 갖는 사명감으로 거친 삶을 위로받을 수 있다고 믿으며, 기자로서의 삶을 살고 있다. 하지만, 사명감하나로 버티기엔 현실은 너무도 버겁다. 사명감은 스스로에 대한 정당성에서 나오며, 그러한 정당성이 없다면사명감도 없다. 기자로서 살아가고 있는 나의 일련의 역할들은 과연 정당한지 스스로를 채찍질 해본다. 스스로에게 정당성을 부여할 수 없으므로 사명감을 갖지 못한다면 거친 삶은 나를 더욱 옭아매는 올가미가 되고 말 것이다 기자로서 생활한 것이 어느덧 8개월이 흘렀다. 정신없이 지나갔다. 건전한 비판을 통해 익산 땅을 바꿔보리라 다짐했던 바는, 익산이란 도시에 한정되어져 있는 작은 언론사기자의 무지한 객기에 지나지 않는 것인지에 대한 무력감이 순간순간 나를 엄습했다. 권력은 약한 듯 유연했고, 비굴한 듯 지혜로웠다. 그것이야말로 권력의 힘이었다. “정의는 이긴다”는 막연한 순진함으로 접근하기엔 그 힘은 너무도 견고한 듯 보인다. 소통은 이제 나의 인생이 돼 버렸다. 소통을 떼어 놓고는 나의 인생을 논할 수가 없게 된 것이다. 난 이제 더 이상 소통의 정당성을 의심하지 않는다. 소통의 날선 비판은 익산시민들의 유익을 위해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어느 누구 하나 잘못을 잘못이라고 하지 않는 이 왜곡된 현실 앞에 소통은 분연히 떨치고 일어났다. 그러나 소통의 분신이 되어 살아가는 나의 인생은 그리 순탄하지 않을 것이다. 때론, 소통을 떠나 좀 더 편한 삶을 살아가고픈 욕망에 사로잡힐 수도 있으리라. 하지만 나에게 양심이 있는 한, 난 소통을 결코 떠나지 않을 것이다. /곽재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