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신문 송승욱 기자

공식기자회견 자리에서 또 다시 질문조차 하지 못하는 기자가 됐다.

본 기자는 현재 익산시와 쟁송 중이니까 질문을 받지 않겠단다. 쟁송 중인 것과 지금 기자회견에서 기자로서 정당한 질문을 하는 것이 무슨 관계인가.

그렇다면 선거법 위반으로 재판 중인 당신도, 시장으로서 하던 일을 못하는 상황에 처해야 하는 것 아닌가.

잘 지키지는 않는 것 같지만 매사 좋아하기는 하는 듯한 법에 따르면, 이번 기자회견 건은 헌법상 보장된 언론·출판의 자유와 직업선택의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받은 것이라 하겠다.

내심 마음의 준비는 했다만, 답답한 마음이 쉬이 가시지는 않는 것 같다.

삿대질을 하며 공무원들을 시켜 끌어내면서 “송승욱 기자, 나가세요” 하는 것보다는 한 발 물러선 셈이니 감사라도 해야 하나.

그가 공식기자회견장에서 악의적 보도라고 단정하며 지칭한 언론보도들 중 일부는 내가 쓴 기사다. 특정 언론이 지난 1년 동안 쉬지 않고 시장을 공격하고 비난해 왔고, 이 같은 사례는 아마 대한민국을 벗어나 전 세계적으로도 없을 것이며 한국 언론사에 없을 것이고 한국 정치사에 길이길이 기록될 것이란다.

지자체 시정운영에 대한 정당한 비판은 지역 언론의 기본이라고 배웠다. 굳이 배우지 않아도,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안다.

나는 지역 신문사 기자로서 그걸 하고 있다. 허나 받아들이는 그는 악의적이라 한다. 물론 그렇게 느낄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나는 아니다. 그럼 판단은 제3자의 몫이다.

그가 고소한 16건의 내 기사는 경찰에서 ‘혐의없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종국적 판단이 문제가 없다면 어쩔 텐가. 사법당국이 기사가 문제없음을 판단해 주었는데, 그래도 악의적이라고 주장할 텐가.

30만이 넘는 익산시의 시정을 이끌어가는 수장이, 일선 필드에서 뛰고 있는 기자의 눈에 연일 비판받아 마땅한 행태를 보여서 보도한 정당한 기사라고 결정이 난다면, 오히려 1년 넘게 쉬지 않고 기자에게 기사거리를 제공하며 제대로되지 않은 시정운영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할 판이다.

오히려 이게, 역사상 없을 일이며 길이길이 기록되지 않을까 싶다.

아직 일천한 경험에 부족한 점이 많은 햇병아리 기자이지만 지역에서 기자생활을 하면서 심심찮게 귀에 들리는 말을 그대로 적자면, 나는 ‘지 형 팽 당하는데도 속창시 없이 주구장창 기사 써대는 놈’이다. 이제 알만한 분들은 다 알고 계시겠지만, 나는 기자고 내 형은 시청 공무원이기에 나오는 말들이다.

하지만 형은 형이 할 일을 하고 나는 내가 할 일을 하는 것이지,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혹여 들리는 말이 사실이라면, 혈연이라는 이유로 내 기사보도에 형을 가져다 붙이는 것이 비상식 아닌가.

공무원들 사이에 오가는 말들대로 혹여 나 때문에 형을 퍼낸 것이라면, 만약 그런 몰상식한 사고로 인한 것이라면 더욱 더 바로잡아야 한다는 생각만 더 든다.

지금의 시장이 시청에 입성하기 훨씬 전이었던 시절, 엄지를 치켜세우며 타임지보다도 위대한 언론이라고 칭찬을 마다하지 않았던 언론사에 나는 몸을 담고 있다.

그는 당시 시장이었던 이한수 전 시장의 시정운영을 어떤 압박에도 굴하지 않고 ‘잘 깐다’는 의미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상을 만들어 주기까지 했단다. 그때 당시의 그와 내가 현재 몸담고 있는 언론사 간의 호칭은 ‘동지’였다.

그 옛 동지가, 지금은 질문조차 허락을 받아야 하는 정도의 사이가 됐다. ‘잘 깐다’고 상 줄때는 언제고, 이제는 자신이 그 대상이 되니 견디지 못하겠단 것인가.

암만 봐도 그때가 지금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