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도 초등학교 수학 교육과정이 개정되고 한 학기가 지났다. 개정교육과정은 전체적으로 '통합적인 사고력'을 중시하고 있지만, 개정 이전까지 학습지나 암기위주의 학습에 의존하던 수용 주체(학생.학부모)들은 상당한 혼란을 겪었다. 교육과정의 개정 취지는 무엇인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무엇을 담았는지, 그 대안은 무엇인지를 진단해 보았다. <편집자 주>

개정 교육과정은 수학이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과목임을 명확히 하고 있다. 현기증 날 정도로 복잡해진 사회 현상과 정보의 홍수 속에서, 그동안 큰 비중을 차지해 왔던 계산 능력은 기계나 컴퓨터의 몫으로 넘기자는 취지다.

사람의 몫은 현실과 자신의 문제점을 이해하고 진위를 판단하여 해답을 찾는 것이라는 인식이 그 출발점이었다.

개정 교육과정은 문제 상황에 직면해서는 문제를 인식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문제 해결을 강구하는 문제해결력이 신장되어야 하는데, 기존에 배운 것을 단순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경험, 지식, 생각을 바탕으로 한 창의적 해결이어야 한다고 알려준다.

또, 수학적 의사소통력을 강조하는데, 이때에 의사소통은 '수학과 나', '나와 타인'의 관계에서 수학을 잘 이해하고, 정확히 사용하고, 적절하게 표현하고, 논의하는 것이고, 그런 의사소통 과정을 통해 '나'는 나의 수학적 사고를 돌아보고 명확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개정 교육과정은 그 어느 때보다 관심, 흥미, 가치, 긍정성 등 수학에 대한 정서적 요인과 태도를 중시하고 있다. 수학을 잘하고 수학적으로 사고하는 것은 수학을 좋아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는 전제에서 도출된 결론이다.

문제가 제기된 상황으로 아이들이 직접 들어가게 하여 수학이 현실과 밀접하다는 것을 이해하게 하는 것, 수학적 사고력을 함양하는 교구 등을 활용하여 실험하고 체험하게 하는 것, 토론과 발표를 통하여 스스로 답을 찾게 하는 것, 게임과 경쟁을 통하여 흥미 속에서 능숙해지게 하는 것 등 다양한 방식의 살아있는 수업이 아이들을 생각하는 수학을 좋아하게 하고 수학을 적극적으로 배우게 하며 수학을 샐활화하게 하는 것이다.

개정 수학 교육과정에서 제기한 수학교육의 방향도 우선 아이들을 좋아하게 할 수 있는 재미있는 수업을 기초로 할 때 달성할 수 있다.

아이들이 수학으로 생각하는 힘이 강해져야 스스로 더 어려운 과제에 대담하고 끈질기게 도전하게 된다는 것이 현장 교사들의 경험이다.

바로 초등 수학 교육의 목표는 아이들이 수학을 좋아하게 하는 것이고, 결국 그것이 아이들이 수학에서 실패하지 않고 성공하는 비결이기도 한 것이다.

새로운 초등학교 수학 교육과정은 전체적으로 '통합적인 사고력'을 중시하며, 그 구체적인 특징은 다음 다섯가지로 요약 할 수 있다.

▷첫째, 학생들이 자신에게 친숙한 생활 주변 현상을 소재로 하여, 구체적 활동과 실제적 경험을 통해 수학의 기초지식, 개념, 원리를 바르게 이해하게 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따라서 개편된 교과서에는 학습자의 일상과 관련된 스토리가 있는 상황과 소재, 여러가지 교구 및 활동이 다양하게 등장한다.

▷둘째, 귀납, 유추 등을 통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수학적 사고력과 추론 능력을 신장시키도록 하였다. 따라서 학생들의 사고를 자극하는 다양한 탐구형 문제가 흥미롭게 제시된다.

▷셋째, 학생 스스로 문제 상황을 이해하고 적절한 해결계획을 수립해 해결한 후 이를 점검하도록 하고 하나의 정해진 방법보다 다양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게 함으로써 창의적 문제해결력을 신장시키도록 하였다. 문제를 해결하고 직접 문제를 만들어 보는 활동을 중시하고 있다.

▷넷째, 여러 수학적 표현을 바르게 이해하고 사용하며 다양한 방식의 의사 소통을 통해 자신의 사고 과정을 반성하면서 명확이 하고 수학적 의사소통 능력을 신장시키도록 하였다. 이에 따라 새 교과서에는 배운 내용을 다른 친구에게 설명하기, 소집단 토론학습, 프로젝트 학습 등의 활동이 다양하게 등장한다.

▷다섯째, 일상 생활 속에서 수학이 활용되는 다양한 사항을 제시해 수학의 가치와 유용성을 인식하게 하고, 재미있는 시각적 자료와 만화, 각종 게임 활동을 포함시켜 흥미롭게 학습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수학에 대한 긍정적 태도를 신장시킬 수 있게 하였다.

개정 교육과정은 학습량 경감을 표방하고 있지만, 사고력을 요하는 다양한 문제들이 많이 등장하게 되면서 실제로 체감하게 될 문제 난이도는 크게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개념과 원리를 확실하게 이해하고, 수학적 사고력과 문제해결력을 신장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꾸준히 사고의 근육을 강화시킬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다양한 교구를 활용한 구체적 활동과 발표, 토론 등 여러 의사소통 활동을 통해 지속적으로 자신의 사고을 반성함으로써 잘못된 개념을 교정하고 개념과 원리를 확실하게 체화시켜야 한다.

또한, 문제 해결의 방법을 다양하게 생각해 보고, 배운 내용을 일기, 편지, 보고서, 기사문 등으로 작성하면서 스스로 정리해 보거나 친구들과 함께 각자의 수학적 사고 및 풀이 과정을 다양한 방식으로 이야기 하면서 생각을 바로잡고 발전시키도록 해야 한다.

다양해진 소재, 상황과 관련하여 배경지식의 확충을 위해 다양한 독서, 독후 활동을 하는 것도 수학 학습의 성과를 극대화시키는 데 빼 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