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송동 궁동초등학교 근처 107번 버스 종점 골목, 도로 앞 건물의 한 구석에 몇 달 전 ‘손톱공주’라는 간판이 붙어 있어 주변 옷가게가 많아 엄지공주를 업그레이드해서 손톱공주라 한 옷집인가 보다 그냥 흘려 지나치던 기자는 얼마 전 네일아트 숍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7월 16일 오후 3시 기자는 쉽게 남자들은 찾지 못하는 가게에 호기심을 잔뜩 가지고 들어가 <손톱공주>네일아트 최상미(24세)사장을 만났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3-4평 되는 공간에 손톱 손질하는 책상하나 손님이 앉는 소파, 벽에 걸린 손톱사진들 인공손톱과 손톱손질 물품들이 눈에 들어오고 아르바이트 학생인 듯한 여성이 남자손님에 멈칫하다  겸연쩍하게 다가섰다.

“사장님이세요.”하니 바로 “네”한다. 네일아트 숍을 운영하는 여성들이 다들 젊다고는 하지만 너무나 순하고 애 띈 얼굴에 사장님이라 호칭하고 나이를 묻는 기자는 생경했다.

최상미 사장은 지역의 대학을 휴학하고 사회생활에 뛰어 들기 위해 처음은 컴퓨터 직종으로 취업하려 자격증 공부를 하다가 3~4년 전 네일아트를 배워서 개인 숍과 대형마트에 있는 숍에서 직원으로 일을 하다가 자기 점포를 가지고 일하고 싶어서 가게를 연지가 4개월 되었다고 했다.

그러니까 ‘이태백’이 천지인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서 자기일터를 스스로 개척한 청년 사업자인 셈이다.

처음 가게를 열려 했을 때 좀 어려웠을 것 같아 최상미 사장에게 기자가 부모님 반대가 없었느냐고 물으니 하고 싶어 하는 일이었기에 부모님들이 적극적으로 성원해주셨다고 한다.

숍앤숍 개념의 작은 가게이기 때문에 기능이나 기술력만 바탕이 된다면 500만원에서 1000만 원 정도로 시작할 수 있다고 말하는 최상미사장의 얼굴엔 요즘 자기하고픈 것을 해내는 외유내강의 긍정의 힘이 묻어났다.

시작한지 얼마나 안 되서 찾아오는 손님 적은 거 같아 걱정스럽게 가게 매출을 물어보니 살포시 눈웃음  지으면서 직원으로 일할 때 인건비보다는 좀 더 나온다고 말했다.

기자 생각에 피부미용이나 미용계통이 인거비가 박하여 대충 어느 정도 인지 짐작이 갔다. 그러나 그 쌈지 돈이 모여 내일의 큰 가게를 여는 종자돈이 될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고, 여동생이 많은 기자가 빨간 매니큐어를 손톱에 장난으로 바르고 등교했다가 친구들의 놀림을 받았을 때를 생각하며 피식 웃었다.  

사진 한 장을 찍을 때, 손톱사진으로 하면 안 되냐고 하는 <손톱공주>최상미사장의 모습에서 아직 현실과 세월의 때에 물들지 않은 고맙고 예쁜 세상을 발견한다.

가게를 내고 부담감과 운영의 책임으로 철든 것 같다는 말은 이 세상 어른들이 생각하는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실천의 향기로 마음에 담긴다.

<손톱공주>가 최상미사장에게 세상과 사람과 만나고 자기를 세우는 소중한 일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박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