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하고 꼼꼼한 부송동 구두수선방 "이원협"씨
우린 거리를 지나치다가 보도위에서 구두수선방과 만난다.
기자는 6월 4일 오후 3시 부송동 농협 앞, 구두를 닦고 구두 굽을 고치는 한두 평이나 될 듯 한 좁은 공간에서 11년째 구두 수선을 하고 있는 이원엽(60세)씨를 만났다. “손님 좀 있으세요.”물으니 작은 의자에 앉아 굽을 수선하던 이원엽씨는 옆에 여성 손님이 있어서 그런지 겸연쩍한 얼굴로 "그냥 그렇죠."한다. “예전 보다 손님이 많이 줄었죠.” 다시 물으니 구두 굽 수선을 위해 온 여성 손님이 “옛날보다 신발값이 싸져서 굽을 가는 손님이 적을 거”라고 거든다.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사업을 했던 이원협씨의 구두수선 인생은 시작되었고 85년 부인과 사별한 이후로 두 딸을 시집보내고 지금 만성이 되었지만 코를 찌르는 구두약 냄새와 함께 아침 9시 30분부터 오후 7시까지 작은 공간에서 하루를 보낸다.
손님 중 90%가 여성, 주부라 기자가 구두수선 방을 찾았을 때도 두어 개의 구두를 들고 찾는 단골 여성손님들이 있었다. 지금은 주변 건물들에서 구두를 찍어 오는 구두닦이의 풍경은 찾아보기 힘들고 오며가며 구두를 닦는 남성 손님들과 아파트 거주 주부들이 손님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굽에 단 징을 리폼하면 평균 한 달 정도를 다시 신을 수 있다는 이원협씨는 3년 전 구두를 고쳐간 사람이 찾아와 수선을 요구한 적도 있다고 말하며, “손님들이 구두상태나 수선의 과정을 잘 몰라 생기는 일이니 이해하고 다시 고쳐줘야죠.”하고 얼굴에 엷은 미소를 띤다.
전주, 대전 피역점에서 재료를 사는데 재료비 50% 정도가 올랐다고 말하던 이원협씨는 구두 굽 수선을 마치고 만원을 건네는 주부 손님에게 선 듯 천원짜리 한 장을 내민다. “1000원 깎아 주는 거예요.” “더운데 아이스크림이라도” 기자는 주인과 손님의 대화 속에서 단골이 많은 비결을 알게 되었다.
성실함과 꼼꼼함이 손님들에게 최선의 서비스라고 말하는 이원협씨의 구두수선방을 찾는 손님들 얼굴에서 믿고 사는 이웃들의 건강함이 묻어나길 기대해 본다. /박정훈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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