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4기 정략적 이용 중단해라”
“순수음악성 서로 노력으로 지켜야”

익산시장이 오케스트라 지원예산 1억8천만원을 신규로 계상하면서 허울 뿐인 '오케스트라 창단'을 위한 관내 음악인들의 대통합을 무리하게 요구하는 등 순수 음악인들을 내년 지방선거에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특히 이는, 시립오케스트라 창단을 주창하는 쪽과 교향악단을 통해 순수음악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쪽 등으로 관내 음악계를 양분시켜 파장이 일고 있다.   

지난 9일 익산시 관내 음악계 한 관계자는 "익산시장은, 올해 안에 익산 음악인들이 통합한다면 오케스트라 창단을 지원하는 2억원을 예산으로 세워주겠다는 약속을 했지만, 이는 사실상 내년 공연을 지원하는 일회적인 공연사례비에 불과할 뿐으로 오케스트라 창단과는 무관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익산시장이 차기 선거를 앞두고 음악인들의 표를 의식하여 순수성이 결여된 정책으로 유인하는데, 일부 음악인들은 여기에 휘둘려 사단법인까지 만들어 통합을 주도하고 있다"며, "하지만 진정한 통합이 이루어지지 않고 갈등만 높아지는 것은 되지도 않는 일을 억지로 진행하기 때문이다"고 성토했다.  

반면, 기존에 익산에서 필하모닉오케스트라를 운영하면서 순수음악의 발전을 주창해 온 이들은 "교항악단이 익산시의 순수예술의 척도가 될 것이기 때문에 모두가 만족하는 공정한 오케스트라를 만들어 나가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며, 이번 익산시 음악인들의 통합을 좋은 기회로 삼기를 바라고 있어, 음악인들의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익산시가 관내 음악인들의 의견을 하나로 모으지 않고, 음악인 전체가 고려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의 예산을 아무런 준비도 없이 편성해 음악인들만 분열시키는 결과를 초래 했다는 비난은 갈수록 높아져 가고 있다.

특히, 이한수 시장은 이같은 급조된 오케스트라 창단과 관련, 특정인에게 지나치게 힘을 실어줘 제식구 챙기기의 고질적인 문제를 낳았다는 비난을 샀다. 

오케스트라 특정악단 먹여 살리기
오디션곡 미리 연습, 불공정 시비

한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익산시 음악계는 전북필하모닉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있는 L씨를 비롯한 익산 필하모닉오케스트라, 전 익산시립관악단 S씨, 전 익산필하모닉 지휘자 J씨 등과 관련된 4개 단체가 중심 축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중 전북필하모닉 L씨가 중심이 되어 조직이 구성되고 있지만 이는 음악인들 전체의 의견을 듣거나 공청회 등을 거치지 않고 단독으로 진행될 뿐더러, 그가 이끄는 전북필하모닉 단원들 먹여살리기가 아니냐는 의혹이다.

특히, 이 관계자는 "시간이 지나면 오디션을 봐야 하는데 L씨와 J씨, 또다른 J씨를 중심으로 한 사람들이 이미 몇개의 곡을 선정해 놓고 연습을 하고 있는 상황인데, 오디션 공고가 난 후에 어느 누가 그 많은 곡을 연습해서 오디션에 임할 수 있겠느냐"고 호소했다.

그는 또 "오디션이란 1곡으로 완성도를 측정해야 하는 것이다"면서 "음악에 대한 대가가 아닌 이상 겨우 보름 정도의 시간 안에 여러 곡을 무작위로 오디션을 본다면 당해낼 사람이 없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또 주변관계를 정리하면서 "L씨가 익산시 음악계의 대부라 할 수 있는 S선생과 어떤 상의도 하지 않고 통합한다고 했고, 오히려 S선생이 속해 있는 학교의 교장을 운영위원으로 만들어 S선생이 의견을 제시하지 못하도록까지 하면서 독단으로 익산시 음악계 전체의 의견을 무시한채 자신의 단원들을 관리하려든다"고 꼬집었다.

다른 관계자는 "과거 익산시의회가 특별위원회를 구성해서 익산시립관악단을 해체하면서까지 오케스트라 구성을 중요하게 생각하였는데, 익산시가 이렇게 오케스트라 창단을 급조하는 것은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음악계 전체의 논의가 없이 일부 몇몇에 의해 움직이는 차기 선거를 겨냥한 조직 구성과 이로 인해 일어나는 내부분열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관계자 J씨는 "10일 현재 오디션 공고를 한 상태이고, 오디션에 접수 시 5곡을 지정하여 알려주고 있다"며 "일부에서 사전에 L씨가 관련된 팀에 곡을 알려주었다는 내용은 터무니 없고, 전혀 근거없다"고 답변했다. 그는 또 "오디션을 보는 과정에서 자유곡과, 알려 준 곡 5곡 중 몇곡으로 심사하겠다"고 말했다.

한 운영위원은 "겉으로는 통합이라고 말하지만 사실상의 대통합이 필요한데, 현재는 두 축으로 분열이 되었다"며 "공평무사하게 진정한 화합을 이루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의 중심에 놓여 있는 L씨는 "익산시장에게 자생력을 확보하고 있는 단체 중 공모제를 통해 어느 한 단체를 선정해서 대행할 수 있는 단체에 지원하는 방안에 대해서 순수하게 이야기 한 바 있다"며 "이번 예산의 출발점이 거기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익산시가 돈안들이고 음악활동에 도움되면서 시민은 고급문화를 향휴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 데 익산시가 지원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에서 시작된 일이다"고 말해, 이번 예산이 결국은 익산시장이 음악인들의 대통합과 오케스트라 구성을 위한 예산지원이 아님을 시사했다.

익산시참여연대는 지난 1일 2010년 익산시 예산안 분석 결과를 발표하면서 '삭감 및 재논의가 필요한 예산'에 "민간교향악단 지원비 1억 8천만원"을 꼽고 이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 "민간교향악단이 구성된 이후 지원여부를 결정해야 하고, 시립교향악단 구성과 운영에 대한 장기계획이 선행되어야 하며, 시립교향악단 구성의 기득권을 요구할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었다.

참여연대는 또 "민간단체 지원액이 과도하고(특혜성 시비를 낳을 수 있다), 비영리민간단체 지원과 심사를 통해서 검증되어야 한다"며 "시립교향악단 구성과 운영에 대한 기본계획 논의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하였다.

순수음악을 주창하며 그동안 익산시 교향악단을 이끌던 H씨는 "그동안 익산시 음악계에 분열된 의견들이 존재해온 것은 사실이다"며 "순수예술이 인정받고 모두가 만족하는 공평한 익산의 음악문화를 만들기 위해 사심을 버리고 모두가 양보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 시민은 "이한수 익산시장이 지난 민선4기 선거 당시 오케스트라 창단을 공약으로 세운 뒤, 별로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자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다가, 다음 선거를 의식하고 공약불이행을 무마하기 위해 선심성 예산을 준것이 확실하다"고 익산시장의 선심성 예산을 비난했다.

한편, 이 예산은 급조되어 만들어진 사단법인 익산시교향악단에 행사보조비로 지급되며, 2010년 한해 동안 14회의 연주를 위해 연주자와 지휘자 보상비, 홍보비, 대관료, 부대비용 등 경상보조금도 아닌 단순한 행사예산으로 편성되었다.

이 예산은 현재 익산시의회 2010년 예산안 심사 중 상임위원회에서 일부 삭감되었고, 14일부터 진행되는 익산시의회 예산결산위원회의 의결을 남겨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