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도심에서 충남 강경 근처까지 승용차로 30분을 달려서야 만난 나바위성당(구 화산성당)은 흐린 하늘아래 쓸쓸하게 서 있었다.

천주교 유명성지인 나바위성당은 문화재라기보다 평범한 마을의 일부였고 익산지역 변방에 있는 종교시설에 불과한 느낌이 들었다.

입구 사무실에 비치된 홍보 자료는 일반관광객에게 김대건신부의 순교정신과 희생정신을 명하기에는 빈약해 보였다.

천주교 성지로서 유명한 나바위성당은 신자들이 한해 2만명 이상 방문하는 익산의 대표문화유적이지만, 정작 시민들과 관광객에게는 외면당할 수밖에 없는 문제가 확연히 보였다.

하지만 한옥지붕과 고딕식 종탑의 독특한 조화, 한지로 만들어진 창문, 옛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성당 내부 등은 문화재로서 충분한 가치와 관광재로서 충분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었다.

나바위성당은 우리나라 최초의 신부인 김대건신부가 1845년 중국에서 사제서품을 받은 뒤 국내에 입국하기 위해 첫발을 내디딘 곳인데 이를 기념하기 위해 베르모렐 신부가 설립한 전북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이다.

1907년 한옥 목조건물에 기와를 얹은 전통양식으로 지어졌는데 1916년 흙벽을 벽돌로 교체하고 고딕식종탑을 설치하는 등의 보수·증축공사가 이루어져 현재는 동·서양의 조화가 아름답게 어우러진 국가지정문화재(사적 제318호, 1987.7.18 지정)다.

하지만 강경역과 불과 2.6km 거리에 위치해있을 정도로 도심과의 거리가 멀고 문화재에 대한 홍보자료나 주변이용시설도 부족해 익산시민들에게 조차 잘 알려지지 않은 문화유적지 중 하나이다.

천주교 신자 이(33)모씨는 “신자들에게는 매우 유명한 성지로 전국 각지에서 성지순례를 오는 것 으로 알고 있다”며 “종교를 떠나 많은 사람들이 함께 공유하는 익산의 대표문화재가 되길 바란다”고 말하며 안타까워했다.

이 외에도 아름다운 문화유적이 많지만 널리 알리기 위한 홍보와 지원이 부족해 적절한 활용이 안 되고 있는 실정이다.

시민들의 관심과 익산시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소외되거나 방치되고 있는 아름다운 문화유적의 활용방안의 적극적인 모색이 요구되고 있다.   

박교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