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일까지 솜리예술회관 1층 전시장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는 말 없이 고이 보내드리오리다"

김소월의 진달래꽃을 흥얼거리며 그 시조 속에 오롯이 녹아들어 음유시인이 되어보던 때가 언제였을까.

시(詩)는 활자로 존재하지만 환몽의 새다. 풍광을 분칠하고 자신만의 색조가 드러난 나래를 편다. 하지만 시조는 공간을 달리한다.

어쩌면 빛이 바래고 낯선 한계를 화가 하반영과 김준·신길수 시인은 뛰어넘고 싶었나보다.

그들은 시에 내재하는 감흥을 선율로 치환해 화선지에 옮겼다.

지난달 23일 솜리예술회관 1층 전시장에서 기자가 만난 시(詩)·서(書)·화(畵)의 조화는 노익장들의 능숙한 인생 연주였다.

화가로서 대가의 반열에 올라있는 하반영 화백과 김준·신길수 시조시인의 열정이 어우러진 ‘시화전’.

발검음을 한 발짝씩 옮기며 시가 그림인지 그림이 시인지 저절로 읽혀지는 의미 속에서, 청년시절 암송하던 시조의 손짓에 문득 취한다.  

석우 김준, 백강 신길수 시인과 하반영 화백이 만나 개최된 <석우 백강 시조·화 전시회 환의 시조세계> 전시회는 익산·전주·정읍 ·서울을 거쳐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20일까지 전시기간을 갖는다.

오초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