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엔 15명 자살.. 실제론 130명 정도

우리나라 초중고생 40만여 명이 지난해 학교폭력으로 자살충동을 느낀 것으로 조사됐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청예단)이 전국 초중고 학생들을 상대로 조사한 ‘2011년 국내 초중고 학교폭력 실태’ 결과를 보면, 총 703만 명의 학생 가운데 학교 폭력에 노출된 학생은 127만 명(31.4%)이며, 이중 자살 충동을 느낀 학생은 40만여 명이다.

청예단 김종기 명예이사장은 지난달 28일 익산시 모현도서관에서 개최된 학교폭력 예방 토론회에서 이 같은 결과를 제시한 뒤 “언론에 보도된 학생 자살 건수는 10~15건에 불과하지만 실제로 학교폭력에 의해 자살한 학생은 매년 130여명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청예단 설립 이후 정부는 학교폭력 근절을 외쳤고, 현 정부에서도 대통령과 총리가 매주 마다 챙기고 있지만 예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은 없다”면서 “오히려 학교폭력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청예단 조사에 따르면, 학교폭력의 심각성에 대한 국민의 인식도는 2008년 28.6%에서 2011년 41.7%로 늘었다.

그는 이어 학교폭력에 직간접적으로 노출된 피해자는 학생과 교사, 학부모를 합해 모두 424만 명으로, 이로 인한 사회적 피해는 2조1천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또 가정적인 문제 등으로 178만 명이 학교 교육과정을 따라가지 못해 학업을 중단할 위기에 있으며, 이미 가출해 학업이 중단된 학생은 무려 7만여 명으로 정부와 사회가 이들을 보호해야 폭력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폭력에 무감각한 시민의식 개선이 시급하다”면서 “사회지도층과 어른들이 모범을 보여야 학교폭력을 근절할 수 있다”고 충고했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