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교육지원청의 방과후 프로그램 강사 선발이 학교장의 재량에 맡겨져 있어 선발과정의 부정행위가 우려된다. 방과후 교사 선발에 따른 관리규정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A학교의 방과후 강사 선발과정에서 B프로그램 교사인 C씨는 학교에서 방과후 강사로 일해달라는 전화를 받고 학교에 이력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C씨는 면접까지 본 후에야 이미 다른 강사가 미리 내정된 것을 알았다.

C씨에 따르면 학교장이 이미 내정자를 정해놓은 뒤 행정절차를 갖추기 위해 여러 명이 지원한 것처럼 꾸미는 과정에서 자신과 같은 교사들을 들러리를 세웠다는 것이다.

C씨는 "시의원 또는 학교와 관계된 지역 인사들이 제 식구를 방과후 강사로 심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방과후교실 강사의 경우 교사가 아닌 지역에서 활동하는 이들로 구체적인 강사의 자격 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에 프로그램의 내용이나 강사 선발은 일부 학교에서 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치기도 하지만 대부분 교장의 재량에 맡겨져 있어 교장의 전횡이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익산교육지원청에 따르면 현재 익산 내 초등학교 60개 학교와 중학교 22개 학교에서 컴퓨터, 돌봄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주요 인기 프로그램으로는 컴퓨터 48개 학교, 오후돌봄교실 47개 학교, 영어 44개 학교, 엄마품멘토 40개 학교, 바이올린 39개 학교 등의 인기 순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밖에도 골프, 승마, 시조, 스피치, 냅킨 아트 등 일상적으로 접하기 힘든 프로그램들도 운영되어 교장의 역량에 따라 방과후프로그램이 잡화상식으로 운영될 소지도 안고 있다.

익산교육청 관계자는 "학교별로 교과 관련 프로그램 위주로 학생들에게 선호프로그램을 조사해 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친 뒤 프로그램을 선정하고 있다"면서 "교과부 정책에 따라 학교장 자율과 책임에 맡겨져 있기 때문에 교육지원청에서는 년 1회 강사교육 외 특별한 관리를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