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맛집을 찾던 중 친구 손에 이끌려 영등동 번화한 먹자골목사이로 들어갔다. 친구와 마주선 빨간색 간판의 호프집.

맛있는 밥집을 소개 시켜 달랬더니 호프집이라니, 의아스러운 눈에 들어온 술안주 메뉴 위풍도 당당한 참게장 정식.

아니다. 호프집에서 밥도 판단다. 참게장은 술안주 보다 밥 반찬으로 인기 만점이라나.

주인장 손맛에 반해 손님들의 아우성으로 매뉴얼 된 참게장!~ 과연 그 맛이 어떠할까 반신반의 하면서 그 맛을 보고는 이제 단골이 되어버린 곳이다.

그 이름 '광야'를 찾는 사람은 두 번 놀란다. 먼저는 호프집이니 밑반찬이 별로겠지 라는 생각을 하다가 한상가득 채워 나오는 밑반찬에 백반전문 식당을 연상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럽다.

민물새우를 우거지와 함께 끊여낸 탕과 맑은 미역국은 참게장의 짠맛을 달래주면서 구수한 얼큰함을 느끼게 해준다.

즉석에서 무친 겉절이와 야채가 가득 들어 있는 계란말이, 초가을 단풍든 깻잎으로 담은 깻잎절임, 홍어로 맛을 내 알싸하면서 시원한 맛이 일품인 김치까지 어느 찬하나 대충 내어진 음식이 없다.

화학조미료가 첨가되지 않은 천연 재료가 이 집의 맛의 비법임을 가늠하게 하였다.
오일장을 기다렸다가 새벽부터 부지런을 떨어 식재료를 찾아 헤맨다는 주인장의 넋두리에 음식을 대하는 정성이 느껴진다.

살과 장이 꽉 찬 참게를 숙성시켜 만든 참게장은 깊은 향과 맛이 일품이다. 궁중에 진상이 될 정도로 맛이 좋고 향이 독특해 옛부터 쉽게 구경하기 힘든 고급음식으로 대접받아 왔다는 이유를 알 법도 하다.

윤기 흐르는 찰진밥에 참게장을 비벼 먹으니 게 눈 감추듯 밥 한그릇이 뚝닥이다. 처음 온 손님에게도 직접 게딱지에 밥을 비벼 맛있게 먹는 방법에 대해 설명해주시는 주인장의 자상함에 정이 느껴진다.
참게장은 대게나 꽃게보다 살은 적지만 단단한 껍질 속에 감춰진 고소한 살맛에 발라먹는 재미가 남다르다.

프랜차이즈 맛 집에 길들여졌다면 다소 비쌀 수도 있는 가격이지만 슬로우푸드인 토속적인 손맛이 그립다면 찾아가 볼 만하다.단 호프집인 관계로 5시 이후에 문을 열어 저녁식사만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