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람 이병기 시조시인 탄생 120주년을 기리는 제4회 가람시조문학제 학술세미나가 지난달 30일 가람시조문학회 주최로 원광대평생교육원 102세미나실에서 열렸다.

이날 세미나는 '현대시조의 주제와 정형미학'을 대주제로 '현대 시조의 주제'(김준, 계간 '시조문학' 발행인), '시조의 정형성'(채규판, 원광대 국문과 교수), '외국의 정형시'(박영학, 원광대 교수)가 집중 논의 됐다.

김준 교수는 문학은 인생의 비평이라는 전제 하에 “시의 주제는 개인의 인생관이나 사상 그자체가 아니라 그것들이 개별 작품 속에 구체적으로 형상화 된 의미 내용”이며 "그 주제의식의 심화를 위해서는 무단한 독서를 통해 인생과 현실을 투사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채규판 교수는 시조의 정형성을 말하면서 “시조 나름의 틀 속에서 자유시가 갖고 있는 강점을 적당히 받아들임으로써 내일의 시조를 위해 최소한 밑거름이 된다”고 진단했다.  

박영학 교수는 “한국의 고유 독특한 시형인 시조를 정형시(fixed form of verse)로 분류한다면 엄격한 외형의 고정이 불가피하다”며 하이쿠, 5언, 7언 율시, 절구, 이태리, 영국의 소네트를 그 예로 들었다. 박 교수는 “가람 이병기 시인의 '가람시조집,(문장사, 1939년)에 실린 총 72편의 시조를 살펴보면 어느 것 하나 흐트러짐 없는 3행 배행이었다” 며 “의미, 이미지, 율 중심으로 다양한 배행을 용인하는 오늘의 시조계는 가람 탄생 120주년의 뜻을 이 지점에서 재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부로 마련된 '가람시조낭송'에는 김애경(낭송가)이 '비'를, 류준식/'매화', 이성노/'오동꽃', 박순자/수선화, 양명천/'파초', 임완자/'서향'을 낭송했다.

고은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