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학자인 이이화(74) 선생이 지난 8일 익산을 찾아 우리역사 공부에 대한 중요성을 역설했다.

익산시가 마련한 평생학습프로그램의 일환이다.

이 선생은 이날 오후 솜리문화에술회관에서 '왜 우리는 한국사를 알아야 하는가'라는 제하의 특강을 통해 "역사를 모르면 완전히 독립된 국가라 말할 수 없으며, 역사를 알고 오늘에 대응하는 것이 나라가 사는 길"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일본의 교과서 왜곡과 중국의 동북공정을 설명한 뒤 "오늘날 세계에서는 역사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우리역사를 대중화시키고 역사교육을 강화해야 통일이 됐을 때 중국이나 일본의 꾸준한 역사왜곡에 맞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선생은 또 "미국과 영국 독일 일본 중국 등이 역사교육에 매진하고 있을 때 우리나라만 역사를 비실용적이라고 외면하며 영어교육만 강조해왔다"며 "모든 공무원 및 회사원을 채용할 때 국사를 필수과목으로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어렵고 딱딱하며 연대나 외우는 역사교육에서 벗어나 쉽고 재미있고, 가슴으로 느끼는 역사서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익산과 관련해서는 "호남지역과 익산은 동학농민혁명이 가장 활발하게 일어났던 곳으로 자랑스럽게 여겨야 한다"고 말했다.

당시 일본과 서구열강이 우리나라의 이권을 강탈하고 조선말 군주제의 폐해가 국민들을 비인권적 억압으로 내몰았을 때 차별철폐와 인간평등이라는 민주적 가치를 들고 일어섰다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동학농민혁명은 국내 최초의 민주화운동이다. 

한편 이 선생은 고려와 그 이전 시대부터 현대까지 실시되어온 한국 역사교육의 변천사를 설명하며 중화주의와 식민사관을 버리고 자주사관으로 역사를 올바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