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풍류를 즐긴다고 하면 한량들이 멋스럽고 운치 있게 노닌다는 것을 의미 하지만 전통음악에서 풍류란 정악의 대표곡인 영산회상을 가리킨다.

정악 연주를 들으면 물 흐르듯 유순하고 자연스러우며 천공으로 다듬은 더없이 결이 곱고 정갈하다. 감정을 적나라하게 발산하는 민속악과는 달리 정악은 되도록 감정을 절제하고 내면화 한다.

줄 풍류는 원래 청중을 위한 것이 아니고 선비가 스스로의 밝은 심성을 항양시키기 위하여 거문고로 연주하던 것이며 조선초 사회에서 선비들이 갖추어야 할 중요한 교양 중의 하나였고, 자기 수양과 교육의 목적으로 흔히 사용하던 것이 영산회상의 줄 풍류이었다.

줄 풍류는 현악기 그 중에서도 거문고가 중심이 되는 풍류를 말하는 것으로 거문고, 가야금, 해금, 대금, 세피리, 장구를 단 잽이로 평성하는 연주 양식을 말한다. 현악영산회상, 평조회상 등이 이에 속한다.

향제 줄 풍류는 구한 말 이후 현재까지 대체로 두 갈래의 음악인들에 의해서 전승되고 있는데, 다시 말해서 향제 줄 풍류만 하는 명인들과 산조와 줄 풍류를 겸한 명인들에게 전승되게 되었다.

줄 풍류가 여러 고장에 전승되다 보니 지역적 특징이 생겨나게 되었다. 지방에서 율객들이 부담 없이 자유스럽게 즐기던 풍류는 연주법의 전통을 지켜온 경제풍류의 가락에 비하여 잔가락이 더 많다.

지방의 민간에서 연주하던 풍류는 악기 편성을 제대로 갖추어 연주하기 보다는 그때 그때 풍류방에 모인 율객들의 형편에 따라 연주하였기 때문에 정형화 되지 않았다.

그러한 분위기에서 율객들은 즉흥적으로 가락을 변형시켜 연주하기도 하였는데, 가야금은 거문고, 대금 등의 가락을 차용하기도 하였다.

각 지방의 풍류방을 중심으로 전승되어 왔던 향제 줄 풍류는 경제 줄 풍류와 달리 가락이 하나로 고정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각 지역마다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지고 전승되어 왔다.

이리 향제 줄 풍류가 획기적인 발전을 하게 된 계기는 1985년에 향제 줄 풍류의 연주를 중요무형문화재 제 83호로 지정하고 그 기능보유자로 구례의 김무규 선생님과  강낙승 선생님이 지정받으면서이다. 그 뒤 이리향제 줄 풍류회 보존회가 구성되어 사무실을 이리시 남중동 1가 86-257에 두었다.

1987년 11월 11일 문교부로부터 구례향제 줄 풍류를 중요무형문화재 제83-가호로, 5월 10일 도농복합 형태의 시 설치에 관한 법률에 의하여 이리시와 익산군이 병합되어 익산시가 된 이후, 1998년 4월 15일 관계당국의 후원으로 익산시 신동 806-1번지로 전수회관을 신축 이전하였다.

이리향제 줄 풍류 보존회에서는 1987년부터 매년 자체발표 공연을 하고 있으며, 매년 3회 이상 지역순회 공연을 하고 있다. 매년 7회 이상 찾아가는 무형문화재 공연을 실시하고 있다.

그리고 매년 무대종목 발표 공연과 익산 무형문화재 공연에 참가하고 있다. 또한 2004년에는 매월 1회씩 상설 줄 풍류 공연을 하고 있다.

국내공연 뿐만이 아니라 해외공연을 통하여 우리 전통음악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 2000년 6월 일본 룡곡대학 초청연주공연을 비롯하여 2002년 6월 10일~16일 러시아 사라토프 음악원 초청공연, 2002년 9월 19일~23일 사이판 한민족 한가위 위문공연 등 해외연주 활동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현재에는 많은 시민들과 학생들이 향제 줄 풍류에 대한 관심과 우리 음악을 사랑하고 애호하는 경향이 깊어서 이리향제 줄 풍류 보존회에서도 줄 풍류 전승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김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