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의 불교문화를 중심으로 그 특징과 가치를 미술사적 측면에서 규명해보는 익산역사유적지구 세계유산등재 추진 국제학술회의가 개최됐다.

익산시와 원광대학교 마한백제문화연구소, (사)한국미술사학회가 공동주최한 학술회의는 27일 원광대학교에서는 ‘639년 금마저 : 고대익산의 미술사적 고찰’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진행됐다. 이 행사는 백제시대 금마저(金馬渚)로 불린 익산의 백제왕도 유적에 대한 미술사적 고찰을 통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익산역사유적지구의 역사·문화적 정체성과 그 가치를 규명하기 위한 자리이다.

이날 학술회의에는 중국 청화대학교 리징지에 교수 및 대만 고궁박물원 리위민 박사, 일본 대정대학교 가지마 마사루 교수를 비롯한 국내·외 석학 10여명의 주제발표에 이어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방병선 고려학교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학술회의에서 김정희 한국미술사학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이번 학술회의를 통해 고대 익산의 불교미술에 대하여 한층 더 심도 있는 연구가 진행돼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익산지역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알리고 관심을 갖게 하는데 이 학술회의가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종석 부시장의 환영사와 정세현 원광대학교 총장의 축사가 이어지고 1부 주제발표가 시작됐다.

주제발표에 나선 이다운 원광대학교 교수는 “익산은 무왕의 새로운 신도경영과 왕권강화 일환으로 대사(大寺)를 창건한 곳이며, 이러한 정책은 왜에 영향을 주었다”고 말하고 “익산의 문화유산은 동북아시아적 관점에서 그 가치를 재조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병선 국립문화재연구소장은 “제석사지를 비롯해 익산을 중심으로 한 백제의 건축기술은 삼국 가운데 가장 뛰어난 수준이었으며 신라와 왜 등 주변국까지 기술자의 파견요청이 끊이지 않았다”며 당시 익산의 건축기술이 뛰어났음을 밝혔다.

또한 강희정 서강대학교 교수는 “익산의 불교유적은 백제의 국운이 다하기 직전, 가장 찬란하고 아름답게 피어난 문화의 불꽃이다”며 백제문화의 최고 전성기가 익산이라고 강조했다.

중식 이후 2부 주제발표에서는 대만 고궁박물원 리위민 박사, 중국 청화대학교 리징지에 교수, 동국대학교 최응천 교수, 일본 대정대학교 가지마 마사루 교수의 발표가 이어졌다.

리위민 박사는 중국과 한국 고대 미륵 도상과 신앙에 대해 “삼국시대 한국 불교와 예술은 한문화의 영향을 농후하게 받았지만, 모든 것을 다 흡수한 것은 아니고 다시 바꾸어서 남북조와는 다른 종교와 도상을 발전시켰다”며 새로운 문화적인 생명을 부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리징지에 교수는 “삼국시대, 특히 백제불상은 전체적으로 산동성 북조시대 지역색을 띤 금동불상의 요소를 계승함과 동시에 일련의 북조 조각상의 요소를 흡수했다”며 “통일신라시대 초기의 불교 조상비는 백제유민이 지닌 산동 북조 조각상의 요소와 당시 전래된 초당대 조각상의 요소가 혼합된 것으로 두 시대의 조형과 사상이 결합된 집합체를 형성했다”고 말했다.

동국대학교 최응천 교수는 동아시아 수각향로 속에서 미륵사지 출토 금동수각향로가 지닌 특성에 대해 “미륵사지 수각향로는 출토 경위가 확실한 우리나라 고대의 유일한 수각향로라는 점에서 동아시아 수각향로의 성격과 교류를 살펴볼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닌 작품이다”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주제발표에 나선 가지마 마사루 교수는 아스카 시대의 금속 공예품과 백제에 대해 “특히 이카루가 지방의 금공예품 제작은 호류지 재건기 뿐만 아니라 그 이전의 호류지 창건기 때부터 전 시대에 걸쳐 백제의 강력한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1·2부에 걸친 주제발표가 끝나고 서울대학교 이주형 교수가 좌장을 맡아 종합토론이 진행됐고 김정희 한국미술사학회장의 폐회사를 끝으로 학술회의가 마무리됐다.
이번 학술회의를 통해 백제 무왕 대 익산의 문화적 위상을 정립하고 탁월한 세계문화유산적 가치를 규명해 2015년 등재를 목표로 한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추진 작업은 더욱 내실을 기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익산·공주·부여가 지난 8월 문화재청에서 우리나라 세계유산 등재신청 유산으로 최종 결정됐다. 내년 유네스코에 제출할 등재신청서 작성 및 제반 사업이 진행 중에 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