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 높은 악취가 연 3일 동안 부송동, 어양동, 영등동 일대를 강타해 시민들의 고통 호소가 쇄도한 가운데, 익산시는 14일 악취저감대책주민발표회를 열어 치적만 홍보했다. 이로 인해 익산시의 부적절한 시료채취 논란이 재개되면서 자치단체 공무원들과 기업간 밀착 의혹이 일고있다.

지난달에 이어 12일부터 14일까지 3일 동안 연이어 부송동, 어양동, 영등동 일대를 덮친 악취는 분뇨성이었다. 악취는 12일 밤 11시 경부터 6시까지 이어졌고, 그 다음날도 같은 시간에 진동했다. 이어 14일에는 오후 6시 경에 구토가 일어날 정도의 강도 높은 악취가 부송동 전역을 재 강타했다. 그러나 익산시는 14일 오후 2시 영등도서관에서 악취저감대책 주민설명회를 갖고 그동안 익산시가 악취저감을 위해 노력해온 치적을 홍보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시민들은 냉담했다. 전날까지 이틀 동안 연이어 발생했던 극심한 악취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익산시에 따르면, 시는 올해 2월부터 조기에 악취중점관리업소를 선정, 관리해왔다. 악취발생사업장 강력 단속 및 자체개선 계획서를 제출해 악취를 저감토록 하는 등 지속적으로 사업장을 관리했다. 사업장에서는 이에 적극 동참해 6월말 현재 작년 대비 악취민원 발생건수가 52% 감소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지난해에 비추어 악취발생의 정도는 50% 가량 줄어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횟수만 줄었을 뿐이지 악취 발생은 여전하고 강도 역시 매우 높다. 익산시에 따르면 결국 LG생명과학, 국도화학, 벽산, 두산전자 등이 지속적으로 강도 높은 악취를 발생시키고 있다.

하지만 익산시는 이들 기업들이 주로 심야와 새벽시간에 악취를 내뿜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시료를 채취해 전라북도 보건환경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했고, 이같은 시료 채취 사실도 사전에 해당 기업들에게 통지해 줘 시민들로부터 빈축과 불신을 샀다.

행사에 참석한 시민 A씨는 "익산시가 그만큼 악취절감을 위해 6개월 이상을 노력했다면 12일과 13일 강도 높은 악취가 발생할 이유가 없다"면서 "악취를 유발하고 있는 기업과 익산시 공무원들이 모종의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고 의문을 제시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