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힐 켄트 보그 등의 담배를 판매하는 다국적기업 BAT코리아가 지난달 28일부터 담배가격을 8% 올리면서 서민물가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BAT코리아는 같은 달 21일 "최근 2년간 영업이익이 34%나 줄어들어 경영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4월 28일부터 던힐 등 2천500원짜리 주요 제품들을 8% 인상한 2천700원으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물가사정은 물론 국민정서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가격을 인상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일본계 담배회사인 JTI코리아도 마일드세븐 등 10개 제품을 2천700원으로 덩달아 올릴 예정이어서 서민 물가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담배값 인상으로 물가안정이 최우선 과제인 정부로서도 부담이 커졌다. 담배가격이 주요 물가지표 가운데 하나인 '소비자물가지수'의 산정품목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담뱃값 인상은 그래로 물가지수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부는 2009년 담배 부담금 인상을 추진하다가 서민물가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것을 우려해 포기하기도 했다.

담배가 소비지물가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8%로 489개 품목 가운데 14번째를 차지할 정도로 높다. 소주가 0.11%인 점을 감안하면 10배에 달하는 수치고, 이번 담배가격 200원 인상은 소비자물가를 0.0156% 인상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와 관련 BAT코리아는 담배값 인상을 발표하면서 "경남 사천에 1천300억원 규모의 생산공장을 설립했고, 지난해 약 1천억원 규모의 설비를 들여오는 등 투자와 고용창출을 통해 현지화에 적극 노력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원료의 전량 국내산 사용, 권련지 등 부재료의 국산 최대 사용 등을 약속했으나 현재 두 회사 모두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현지화브랜드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한 선전에 불과하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엽연조생산조합의 한 관계자는 "민영화된 케이티앤지는 지금까지도 국내산 잎담배를 전량 수매하고, 그 원료를 제품에 사용하고 있다"며 "약속을 저버리는 외국기업의 표리부동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성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