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산업 발전법 개정, 500m 이내 보존구역으로 지정

골목상권이 침체돼 서민경제가 무너지고 있다는 여론이 확산되면서 대형마트와 기업형 수퍼마켓(SSM)이 역풍을 맞고 있다. 

정부와 자치단체가 대형마트와 기업형 수퍼마켓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쪽으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는 지난해 11월 유통산업발전법을 개정해 전통시장의 경계로부터 직선거리 500미터 이내의 지역을 전통산업보존구역으로 지정하고, 이 지역에서는 '기업형수퍼마켓'(SSM)같은 '준대규모점포'에 대해서도 등록제를 실시해 입점을 제한키로 했다.

익산시 조례안 발의 

정부의 움직에 발맞춰 익산시를 비롯한 각 자치단체가 관련 조례 정비에 나서고 있다.

익산시는 20일 열린 시의회 151회 임시회에 개정된 법률 내용을 담은 조례안<익산시 유통기업상생발전 및 전통상업보존구역 지정 등에 관한 조례안>을 상정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시의회는 같은 날 대형마트와 기업형수퍼마켓에 영업시간을 하루 2시간 줄이고, 1개월에 3일을 휴업하도록 촉구하는 성명서를 채택하기도 했다.

박종대 의장을 비롯한 시의원들은 성명서 채택과 관련한 기자회견에서 "대형마트와 SSM 때문에 지역자금이 타 지역으로 유출되고, 지역농축산물을 구매하는데도 소극적"이라고 공격하기도 했다.  

이같이 정부와 지자체가 '대형마트 및 SSM 때리기' 양상을 보이는 것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전국 영세 자영업자들의 원망이 깊어지고 있고, 단체장과 지방의원들도 지역상인들의 지지기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익산 대형마트 너무 많아 지역상생협력 노력도 부족 

익산시는 인구 31만명에 대형마트와 기업형수퍼마켓이 세개씩이나 돼 지역자금의 역외유출이 심각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대형마트는 2001년 문을 연 롯데마트, 2006년도에 개점한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 3개인데, 2009년 한해 매출액만도 1천724억여원에 달하고 해마다 100억원씩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다 롯데수퍼, GS수퍼 익산점 및 부송점 등 3개 기업형 수퍼마켓(SSM)이 문을 연 상태여서 지역자금이 빠르게 유출되고 토착 중소 자영업자들이 운영난을 겪고 있다.

하지만 대형마트와 SSM은 익산시에서 생산되는 농축수산물이나 공산품 이용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익산시청에 따르면 2009년 롯데마트의 물품 총구매액 79억5천만여원 가운데 익산에서 생산된 농축산물 구입액은 35억원, 공산품은 7억여원이었다.

이마트는 총 458억여원 중 익산 농축산물 구입액이 355억, 공산품 구입액이 1억여원이었다.

홈플러스는 지역생산물 구입액이 가장 적었는데, 46억8천여만원의 물품 구입대금 중 익산 농축수산물값은 6억8천여만원, 공산품은 8천500만원으로 모두 7억6천600만원에 불과했다. 나머지 39억여원어치는 타 지역에서 반입한 것이다.

재래시장 및 토착 상점과의 상생협력 부문에서는 롯데마트가 가장 소극적이었다.

이마트나 홈플러스는 지난해 '익산사랑 상품권지원액'과 '지역활성화 기부금'을 3억5천만원씩 부담했다. 일각에서는 대형마트의 영업시간이 너무 길다는 말도 나온다.

현재 대형마트 3곳은 오전 10시부터 밤 11시까지인데, 영업시간 축소 요구가 지역사회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