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가 정책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복합문화센터가 민간투자방식으로 진행되면서 혈세만 축내는 골칫덩어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익산시는 08년부터 어양동 55번지 일대 2만1천245㎡(6천400여평)에 연면적 1만2천385㎡(3천700여평) 규모의 복합문화센터 건립계획을 세우고 토지를 매입하고 있다.
지하1층, 지상 4층의 복합문화센터에는 1천200석의 공연장과 연면적 1만2천835㎡(1천여평)의 미술관이 설계돼 있다.

총사업비는 456억원인데, 토지매입비가 66억원, 민간투자액이 390억원이다. 익산시는 이미 40억원어치의 토지를 사들였다.

민간투자자는 농협중앙회(79.9%)와 ‘씨엔에스’(19.8%, 운영법인) 등인데, 시공업체는 남양건설이다. 부대비용을 제외한 순 공사비는 313억여원.

문제는 민간투자로 진행되는 사업방식. BTL로 추진되는 이 사업은 투자자들이 복합문화센터를 건립한 후 익산시에 20년 동안 임대해주는 형식이다.

따라서 민간투자자들은 390억원을 투자하지만, 익산시는 이자와 사업수익률, 운영비 등을 보전해주기 위해 20년 동안 연평균 51억원, 총1천32억의 비용을 감당해야 해야 한다.

익산시가 부담해야 할 금액을 세부적으로 보면, 연간 시설임대료 34억7천만원, 운영비 및 유지관리비가 16억9천만원이다. 이중 임대료 34억7천만원의 30%인 10억4천100만원은 국비로 지원된다.

국비지원액을 빼면 연 평균 41억1천190만원의 순 예산이 매년 투입돼야 하고, 익산시는 향후 20년 동안 823억8천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민간투자자들의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고, 복합문화센터를 조기에 건립해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대신, 익산시는 매년 40억원이 넘는 가용예산을 탕진하는 셈이다.

이와 관련 익산시청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솜리문화예술회관이 비좁고 성수기에는 쉽게 대여받기 어렵다”며 “익산에 미술관이 전무한 것도 사업이 시급한 이유”라고 말했다.

실제로 문화예술 분야에서 투자가 적고, 관련 시설을 확충해야 할 필요성은 그동안 충분히 대두됐다.  

하지만 매년 익산시가 부담해야 할 임대료와 운영비 부담액을 감안할 경우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국비를 지원받아 순수한 시비로 건립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예산의 효율성을 기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익산시의 채무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외상값이 많이 쌓일 경우 건전재정을 크게 해칠 수 있다는 지적은 설득력이 있다. 

게다가 전국적인 차원에서 민간투자사업이 자본력 좋은 대기업의 ‘먹잇감’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점과 제도적인 보완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형편이다.   

익산참여연대 관계자는 “문화예술 관련 시설이 필요하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민간투자방식의 사업을 많이 벌일 경우 경직성 예산이 늘어나고 나중에는 부채를 감당할 수 없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