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살리기 사업'에 투입되는 공사 차량들이 비산먼지와 흙탕물을 지속적으로 발생시키고 있지만 익산시청의 단속은 봐주기식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또 수십톤의 중장비 차량이 과속 질주하면서 주민들이 상시적으로 사고 위험에 노출되어 있고, 도로 위 흙탕물이 주변 차량에 튕기면서 다른 운전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지만 경찰의 단속은 미온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익산시 웅포면 맹산리와 제성리, 대붕암리와 용안면 용안리 등 금강변 일원은 '금강살리기 사업' 1공구 구간인데, 지난 4월부터 150여대의 중장비 차량들이 도로를 오가며 하천 준설토를 농경지로 옮기고 있다. 준설될 토사의 양은 무려 530만㎥다. 

공사차량들이 왕래하면서 도로 및 주변 농경지에 토사가 떨어지고 비산먼지와 흙탕물이 농작물에 수북이 쌓이는 바람에 주민들은 가을철 도로 인근 농경지의 수확이 불가능했고, 현재 들어서까지 비산먼지로 주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또 도로에 흘러내린 토사를 씻어내리기 위해 물을 뿌리기 때문에 도로 표면이 진흙탕이 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민원이 발생하자 익산시 환경위생과는 지난 10월 공사를 맡은 계룡건설(주)에 한 차례 비산먼지 발생 억제 및 관련시설 설치를 요구하는 내용의 이행명령을 내렸고, 12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하지만 관계당국의 이런 땜질식 처방이 오히려 업체의 부담을 덜어주고 편의를 봐주는 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비난이 나온다. 

당국의 조치 이후에도 문제는 전혀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웅포면 주민 k씨는 "비산먼지 문제도 아직 해결되지 않았고, 중장비 차량들이 갯벌이 섞인 흙덩이를 질질 흘리고 다니기 때문에 도로가 온통 엉망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먼지가 날리고 도로가 흙탕물 범벅이 되는 이유는 차량들이 토사를 너무 많이 싣고 다니기 때문"이라며 "관계당국이 철저한 단속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다른 주민 Y씨는 "중장비 차량들이 과속으로 질주하기 때문에 아찔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며 "마을 노인들과 통행하는 차량들이 항상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환경위생과 관계자는 "비산먼지 방지대책은 현재 업체가 가동하고 있는 시설이면 충분하다"면서 "워낙 큰 사업장이다 보니 아무리 조심하려 해도 먼지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해 주민들과의 시각차를 드러냈다.

그는 이어 "세륜시설 작동 여부를 중점적으로 점검하고 있다"며 "단속이 강화된 이후 예전보다 많이 나아졌다"고 설명했다.

과적 차량을 단속하는 건설과 관계자는 "과적차량 단속은 불시에 이뤄지고 있다"며 "민원이 제기된 만큼 앞으로 더 자주 출동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지난 여름에 비해 나아진 것이 없고, 형식적인 단속으로만 그치고 있는 공무원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웅포면 하제리 마을의 한 주민은 "얼마나 단속했는지는 모르지만 예나 지금이나 개선된 것은 하나도 없다"고 일축한 뒤 "비산먼지를 일으키지 말라고 하니, 이제는 도로에 떨어진 흙덩이를 없애느라고 물을 뿌려대는 바람에 도로가 온통 진흙탕이 되고 있다"고 성토했다.

그는 또 "도로 위에 쌓인 흙덩이와 흙탕물 위로 차량이 빠르게 달리기 때문에 주민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공사가 시작될 때부터 행정당국과 업체에 방지대책을 촉구했지만 아직도 변화된 게 없다"고 말했다.

과속 질주와 관련해 익산경찰서 교통민원실 관계자는 이동식 카메라 단속 조건에 대해 구구절절 설명한 뒤 "이동식카메라는 도로에 표지판이 있을 때 가능하다"면서 주민들의 민원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교통민원실의 또 다른 관계자는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면 집중적으로 단속하겠다"고 말했는데, 같은 부서 내에서도 직원들의 대응방식이 다르게 나타났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