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아미 기계 개발로 쌀 눈 80% 보존, 담백질 함량 6.5% 이하 맛있는 쌀 생산

"쌀에만 미쳐서 살았습니다. 좋은 쌀을 만드는 일에만 전념해 왔고 이제는 천직이 되었습니다"
쌀의 달인 명천영농조합 대표 조영(39세)씨는 그간 살아온 삶을 이렇게 표현했다.

도농복합도시 익산의 주요 농산품은 쌀이다. 익산 총곡물생산량 114,833톤 중 쌀이 94.339톤(82.15%)을 차지하고 있다. 명천미곡종합처리장(이하 명천RPC)은 익산의 농민들이 생산한 전체 쌀의 20%를 도맡아 건조, 도정, 가공, 출하 뿐만 아니라 브랜드로 만들어 가격의 품질을 높이고, 농민들에게는 비싼 가격에 사들여 수익성을 보장하면서, 세계로 수출하여 익산쌀의 명성을 드높이고 있다.

미약한 시작, 결과는 창대

명천영농조합(익산시 낭산면 호암리 346-3번지)의 출발은 미약했다. 조영씨는 1988년 명천정미소를 개업한 이래, 5년 4개월만에 공장을 신축하고 가동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노력의 결과는 쉽게 나타나지 않았다. 지역의 쌀만을 수급하다가 6년여의 고생이 이어진 뒤에야 동원그룹에 납품할 기회를 얻었다. 그로부터 2년 뒤에는 개인 정미소의 틀을 벗어나 본격적으로 상호를 '명천영농조합법인'으로 변경하고 사업을 확대, 2000년 4월에는 정부인증 미곡종합처리장으로 승격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여러 노력의 결과로 명천미곡종합처리장은 대지면적 10,999㎡(3,300평)의 넓은 부지와 건물 2,344㎡(709평)를 이용하여 1일 50톤의 처리능력, 6,800톤의 저장능력, 8,880톤의 건조능력을 갖춘 미곡종합처리장으로서의 최첨단 현대식 시설과 최적의 규모를 갖추게 되었다. 2007년 11월에는 익산에서 처음으로 우수농산물인증(GAP : Good Agricultural Practices)을 인증받았다. 순간순간 보이지 않는 노력들이 쌓이고 쌓인 덕분이었다. 이러한 결실은 2001년 롯데그룹에 납품을 시작하면서 빛을 발했고 이듬해에는 완전미 시설을 도입했을 뿐만 아니라, 2003년에는 롯데백화점과 롯데슈퍼에 입점을 시작했다.

제2공장 신기술 도입

조영씨가 성실히 노력한 결실은 처음 정미소를 개업한지 16년만의 제2공장 건립으로 나타났다. 그는 외적 시설에만 치중하지 않았다. 그는 쌀의 상품가치는 미질에서 판가름난다는 것을 깨닫고, 어떻게 건조를 하느냐에 미질과 맛이 달렸다는 데 착안하여 미질향상의 1차적 조건을 건조기에 두었다. 그는 2004년 원적외선 건조기를 일본에서 수입, 설치하는 등 미질향상에 역점을 두기 시작했다.

그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일본 건조기의 장단점을 파악한 뒤 국내원적외선 건조기를 보강하여 추가로 설치, 미질을 더욱 향상시킨 후 일본건조기가 한국건조기와 큰 차이점이 없다는 점을 깨달았고, 한국 기술이 일본기술에 뒤지지 않음을 입증하였다. 

쌀눈 80% 보존 '배아미'

조영 대표는 현대인들의 단조롭고 간편함을 지향하는 것을 감안해 씻지 않고 먹을 수 있는 무세미를 2004년에 도입하여 현재까지 꾸준히 생산 판매하고 있다.

조영 대표는 또 쌀눈에 영양가가 많이 있지만 쌀눈을 먹기 위해서는 까칠까칠한 현미를 먹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어 쉽게 먹지 못하는 점을 보완하여 배아미를 생산코자 했다. 하지만 시판되고 있는 배아미 기계는 단가가 높은 데다 쌀눈을 많이 떨어뜨리는 단점이 있어 백미에 가깝게 되는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그는 치열한 자체 연구개발을 통해 이를 극복하고, 쌀눈이 80% 이상 남아있는 배아미 기계를 만들어 현재 학교급식에 꾸준히 납품하는 쾌거를 거뒀다.

최고쌀, 탑라이스

쌀에 단백질 함량이 높으면 밥맛을 떨어뜨리고 밥이 식었을 때 딱딱해지게 만들어 식미를 저하시킨다. 일본의 최고브랜드의 단백질 함량은 6.5% 수준이지만, 익산에 있는 명천RPC의 탑라이스(최고쌀) 단백질함량은 6.5% 이하이다. 또한 싸라기나 금이간 쌀 등 불완전미는 외관의 선호도를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밥을 지을 때 전분이 녹아나와 밥맛을 현저히 떨어뜨린다. 하지만 이곳 명천RPC에서 생산되는 탑라이스는 완전미 비율이 95%이상(일본 최고브랜드 93~95% 수준)으로, 이곳은 이제 농촌진흥청에서도 특별하게 관심을 보이는 곳이 되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쌀은 탑라이스만이 아니다. 현미가 가진 천연 그대로의 영양소를 100% 섭취하기 위하여, 사람이 섭취하기에 불편한 현미의 독성이 있는 보호막(파라핀왁스)만 가볍게 벗긴 천연 그대로의 쌀인 '쌀눈사랑미(배아미)'가 있다.

익산시민 거의 모두가 알고 있는 '순수미'도 이곳의 제품이다. 매년 재배되는 여러가지 종자를 단일화 하여 소비자 선호도가 가장 높은 고품질 호품벼를 제품으로 만들어 상품의 가치를 높인 쌀이 순수미이다. 순수미는 벼의 수매에서부터 보관, 가공, 포장까지 전 과정을 명천미곡종합처리장에서 일괄 관리하기 때문에 수분 15%의 신선한 벼를 보관하여 가공에 이르기까지 청결한 위생과정을 거쳐서 생산하고 있다. 그래서 이곳 명천RPC에서 출하되는 순수미는 모든 쌀을 종자에서부터 재배, 수매의 모든 과정을 계약재배로 관리하여 품질이 연중 균일하다. 이외에도 당일도정, 당일배송으로 유명한 '나의살던고향은'이라는 브랜드 역시 이곳 명천RPC에서 신선하게 제공하는 익산의 제품으로 수출길을 달리는 명품미이다. 

결국 2009년 '순수미'가 농림부 지정 전국 우수브랜드 대회에서 쌀품질 테스트에서 전국 2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쌀 수출 전국 최다 차지

이처럼 2004년 명천RPC가 2004년 농촌진흥청 주관 전국 TOP RICE 생산업체로 선정된 후, 2005년 11월에는 탑라이스 생산과 판매를 개시하고 2009년 1월 독일로부터 시작해 익산쌀인 순수미 골드라이스의 첫 해외 수출길을 열었다.

이어 2월에는 홍콩, 3월 뉴질랜드, 호주, 독일에 이어 두바이까지 수출길을 열여 2009년 한해에만 574.8톤의 익산에서 생산된 쌀을 해외로 수출했다. 이는 지난해 한국의 쌀 전체수출량 2천톤 중 단일 RPC 업체로는 익산이 가장 많은 수출량을 자랑하고 있는 것이다.

이리하여 명천RPC를 통해 해외뿐만 아니라 이제는 서울과 경기지역에서도 경쟁력이 대단하고, 2009년 12월에는 전국 1,800개 브랜드를 대상으로 선정된 12개 업체 중 단연 2위를 차지하는 영광까지 안게 되었다. 이리하여 2009년 12월에는 농수산홈쇼핑에서 '순수미골드라이스'를, 올해 1월에는 '나의살던고향은'을 농수산홈쇼핑까지 진출했다.

조영 대표는..

명천RPC 대표 조영씨는 1988년부터 부친 조성언씨(현 낭산농협조합장)가 시작한 정미소를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군대를 제대한 1994년 9월 1일부터 부친을 도와 정미업을 시작했다. 도정업계에 젊은층이 부족한 시기에 젊음을 바탕으로 신기술을 도입하고, 근면성실을 최고로 여기며 작게는 공장안에서 뿐만 아니라 동업종, 타업종에서도 농민들을 진심으로 대하는 타고난 사업성 기질을 인정받는 익산의 사람이다.

배움이 적다하여 실망치 아니하고, 성실과 노력을 신조로 삼은 조영 대표는 못다한 공부를 틈틈이 하면서 현재는 전북대학교 익산캠퍼스 농업경영학과에 재학중이다. 그는 친환경 고품질 단지이자 익산의 브랜드인 '익산순수미'단지를 유치함으로써 지역브랜드 품질을 향상시키는 데 도모하여 농가수익 향상에 일조해 왔다. 꾸준한 농가교육을 통해 육묘부터 수확까지 전단계를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농사방법을 현재에도 지도하고 있다.

그는 지금도 쌀 소비시장이 어려움이 있기에 지역의 쌀을 판매하고 지역농민들의 소득을 높이기 위해 쌀의 수요를 늘린다는 목적으로 쌀이 원료가 되는 생산품과 식품들인 쌀가루, 떡류 등에 대한 개발 연구에 몰입하고 있다. 그의 바람이 있다면, 우리지역 농산물을 타지역에서 판매할 수 있는 직판장을 많이 늘렸으면 좋겠다는 것이고, 지역의 쌀 산업을 체계화 하기 위해 쌀을 산업으로 하는 이들과의 공동연대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익산의 쌀농업이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쌀수출전용단지 등의 필요성 또한 주장한다. 특히 웅포와 성당면 지역의 토질이 전국 으뜸이기에 이곳의 쌀을 개발하고 발전시키는 데 주력하고 싶다고 밝혔다.

1994년 농민후계자가 된 후 도정업보다는 먼저 농민으로서 농민들의 시름을 이해하며 농민의 근본인 근면과 성실을 근본으로 새기면서, 항상 농민을 '최고'와 '최선'으로 여긴다는 명천RPC의 대표 조영씨가 있어 익산에서 생산되는 쌀이 더욱 자랑스러움으로 남고 있다. /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