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에 걸쳐 상습적으로 2억4,500여만원 상당의 쌀 및 쌀 부산물을 빼돌리고, 입고되지 않은 벼가 입고된 것처럼 수매전표를 허위로 작성하는 방식으로 1억7,200여만원을 부정수급한 일당의 덜미가잡혔다.

전주지방검찰청 군산지청 형사2부(부장검사 양건수)는 지난달 15일과 25일 H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 A 前 부공장장(45) 등 직원 3명을 구속 기소하고, 공장장 등 직원 3명 및 부산물 유통업자 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H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은 지난 2009년 2월 B농협과 C농협이 고품질 쌀 생산·관리 및 브랜드화를 통해 농가실질 소득증대에 기여할 목적으로 공동출자해 설립된 법인으로, 정부로부터 시설비 12억원을 지원받고, 저율의 이자로 운영자금을 대출받아 운영하고 있음에도 매년 수억원의 만성적 적자가 발생해왔다.

군산지청은 H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 직원이 수년간 법인 소유인 쌀을 무단 반출·판매한다는 첩보를 입수해 수사를 개시한 결과, 매일 생산하는 쌀 제품 수량이 수기로 기록되고, 쌀 제품 출고시 별도로 수량 등을 검수하는 절차가 없으며, 완전미싸라기가 담긴 포장재 안을 점검하지 않고 계근하는 등 허술한 관리 실태를 확인했다.

또한 현장직원들을 관리해야 할 위치에 있는 공장장 및 부공장장까지 다수의 직원들과 범행에 가담해 H법인 전체에 만연돼 있던 도덕적 해이가 확인됐으며, H법인 직원들은 허술한 관리시스템을 이용해 조직적으로 공모해 장기간 쌀을 빼돌리고 있었던 사실이 드러났다.

이번 구속 기소된 A 前 부공장장은 벼가 H법인에 입고된 사실이 없음에도 마치 입고된 것처럼 수매전표를 허위로 작성하는 방법으로 지난 2008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 벼 수매대금 1억7,200만원 상당을 수수하는 사기 혐의와 H법인 직원들 및 부산물 유통업자와 공모해 지난 2011년 4월부터 2014년 9월까지 법인 소유인 4,500만원 상당의 쌀과 부산물을 무단 반출판매하는 업무상횡령 혐의를 받았다.

또한 부공장장과 같이 구속 기소된 직원 B(45)씨는 H법인 직원들과 공모해 지난 2010년 11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법인 소유인 1억3,400만원 상당의 쌀을 무단 반출ㆍ판매하는 업무상횡령 혐의를 받았고, 직원 C(55)씨 또한 지난 2007년 7월부터 2011년 3월까지 법인 소유인 1억1,046만원 상당의 쌀을 무단 반출ㆍ판매하는 업무상횡령 혐의를 받았다.

이외에도 불구속기소된 K공장장(50)은 H법인 직원들 및 부산물 유통업자와 공모해 지난 2010년 11월부터 2014년 9월까지 피해자 법인 소유인 3,570만원 상당의 쌀을 무단 반출ㆍ판매하는 업무상횡령 혐의를 받았으며, 직원 N(39)씨와 J(39)씨는 각각 2,150만원, 6,160만원 상당의 쌀을 무단 반출·판매하는 업무상 횡령 혐의를 받아 불구속 기소됐다.

쌀 부산물 유통업자 R(52)씨는 H법인 직원들과 공모해 지난 2012년 10월부터 2014년 9월까지 법인 소유인 1,500만원 상당의 쌀과 부산물을 무단 반출ㆍ판매하는 업무상횡령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군산지청 관계자는 “본건 수사를 통해 RPC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면서 “지역 농민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고질적인 비리 행위에 대해 수사 범위를 확대하고 지속적으로 수사해 엄정 대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강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