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본적인 해결책인 이주대책은, 2,700억원의 국비예산 중, 현재까지 단 한 푼도 확보하지 못해 현실성이 전무하고, 대안으로 시행되고 있는 단지 내‘기능보강사업’은 처리비용문제로 인해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어, 완공 이후 원활한 가동이 불투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익산시는 민간투자 127억원을 포함한 총560억원을 들여 왕궁축산단지 내 ‘기능보강사업’을 벌여, 2011년 6월까지 시험가동을 마치기로 계획했다. ‘기능보강사업’은, 가구 내에 저류조를 설치해 가축분뇨를 보관하고, 이를 수거하는 방식의 시설을 건설하는 사업으로써 이를 통해 단지 내의 가축분뇨처리를 최적화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이 시설을 운영하는데 따른 가구 당 처리 부담금이 톤 당 2~3만원에 이를 것으로 전해지면서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왕궁축산단지에는 이곳으로 강제이주 당한 1,000세대의 한센인들이 정착하고 있으며, 이중 151농가에서 11만두에 달하는 돼지를 사육하고 있다.  이를 환산하면, 한 세대 당 평균 700마리가 조금 넘는 수치다.

현재, 돼지 한 마리에서 발생하는 분뇨량은 청소할 때 발생하는 수분을 포함, 하루 평균8.6kg에 달한다. 톤당 처리비용을 25,000으로 계산했을 때 한 가구당 약450만원정도의 별도의 처리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결론이 도출되는 것이다.

그 동안 한센인이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무상으로 분뇨를 처리해왔던 단지 내 농가들은 처리비용을 부담하는 것에 대해 반발하며, 근본적인 이주대책수립을 원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자칫, 560억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시행한 ‘기능보강공사’자체가 무용지물이 되는 게 아닌지 우려가 일고 있다.

이에 대해 관계자는, “타 자치단체를 기준으로 했을 때, 처리비용이 약 2~3만원 정도인 것은 사실이나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그는 또, “그 동안 많은 특혜를 받은 이들이 처리비용을 부담하는 것에 반발하며, 이주를 원하고 있어 난감하다”며, “이곳은 구성원들의 특성상 공권력도 손을 쓸 수 없는 곳이라”고 밝혔다. 

결국, 근본적인 이주대책이 불가능한 가운데 무려 560억원의 예산을 들여 계획한 ‘기능보강공사’가 주민들의 반발로 인해 시설이 가동되더라도 그 효용성이 의문시 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이로써 자칫, 막대한 예산만 낭비했다는 비난을 초래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게 됐다

한편, 현재 왕궁축산단지에서 최종 정화처리 후 방류되는 축산폐수는 BOD와 COD를 비롯한 거의 모든 항목에서 기준치를 10배 이상 초과하고 있는 것으로 9일 열렸던 138회 익산시의회 임시회에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곽재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