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정치인 팔고, 의사 동원.. 희대의 공갈. 사기 '충격'
'노동 불능' 허위진단서로 부정수급까지 '일파만파'
익산에 거주하는 M씨가 사업을 빌미로 접근해 부녀자로부터 거액의 금품을 갈취하고, 특정 의사로부터 허위진단서를 발급하도록 해 국민기초생활수급권자로 지정받는 등 희대의 공갈. 사기행각을 벌여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피해자 C씨에 따르면, M씨는 C씨에게 "돈을 많이 벌어주겠다"며 접근해 잘 알려지지 않은 L사(서울 영등포 소재)의 전라북도총판 계약을 3천만원에 체결토록 했다.
M씨는 또, 사업을 빌미로 사무실 임대료를 비롯한 일상적인 비용, 자신의 생활비, 개인적인 물품 구입 등에 4천여만원을 C씨로부터 갈취했다.
M씨와 C씨는 지난해 8월경 모 기관에서 실시하는 교육과정에서 수강생으로 만났다. M씨는 특정 정치인 모임의 조직원임을 내세워 문제해결사 처럼 C씨를 속이며 접근했다.
M씨는 C씨를 유혹, 부적절한 관계로 발전시킨 뒤 사업을 제안하면서 각종 명목의 돈을 요구하기 시작한다.
M씨는 자신과 같은 정치모임 소속이며, L사의 이사이자 정치인인 K한의원장을 동원했다.
그동안 수차례 익산시장 선거에 출마하는 등 사회적 지위가 있는 K한의원장이 "제품이 좋아 사업성이 높다"면서 사업참여를 권유하자 C씨는 이에 현혹되어 M씨와 공동명의로 이 회사와 지분 중 15%에 해당하는 주식 6만주(3천만원)를 매입하여 주주로 참여하는 조건으로 전라북도총판 계약을 체결한다
M씨는 이에 앞선 2008년 12월 28일 같은 회사의 전북 총판을 지정받기 위해서는 "통장에 5천만원이 입금되어 있어야 한다"고 종용하여, C씨가 통장에 2천100만원을 입금하자 통장과 현금카드를 가져가 수개월 동안 돌려주지 않고 마음대로 사용했다. C씨는 지속적인 요구로 2009년 4월 17일 통장을 돌려 받았으나 통장에는 20만원의 잔액만이 남아있었다.
"농약 먹여 죽인다"
C씨가 돈을 어디에 썼느냐고 물어보면, M씨는 "남자가 하는 일에 간섭하지 마라"며 윽박지르고, "농약먹여 죽인다" "차 타고 가다가 받아버린다" 등등 갖은 협박을 일삼았다.
M씨는 또, C씨가 필요로 하는 카메라를 대신 구입해주겠다는 구실로 60만원을 가져간 뒤 30만원 짜리를 사고 30만원을 갈취했고, 안경을 구입한다는 명목으로 59만원을 빌려간 뒤 단 한 번 15만원을 변제 하고 지금까지 갚지 않고 있다.
M씨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지난해 12월 자신의 폭행사건 합의금으로 필요하다며 500만원을 가져간 뒤 현재까지 상환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M씨는 그러면서도 사무실과 집기, 비품, 사무기구 등이 자신의 것인양 행세해 왔다.
C씨가 전북총판 계약 조건으로 사들인 주식은, L사가 비상장 업체인 탓에 되 팔 수도 없고 회수하기도 어려운 것으로 파악됐으며, L사는 지금까지 상표 출원 조차 마치지 못한 상태이고, C씨의 전북총판에서 판매한 L사의 제품은 고작 비누 몇 개 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M씨는 이와 함께, 지난 3월 12일 총선 재보선(4월 29일)에 출마하는 자신이 소속되어있는 모임의 정치인에게 정치 후원금을 내야 한다며, C씨에게 700만원을 빌려갔으나 현재까지 갚지 않고 있다.
딸 장학금까지 손대
이 과정에서 C씨는 자신과 가족이 살고 있는 집까지 저당을 잡혔고, 빚을 갚기 위해 딸의 장학금에까지 손을 댔다.
이 같은 일련의 사건일지를 공개한 C씨는 "평소 뚜렷한 직업이 없는 M씨는 위와 같은 방법으로 여럿의 부녀자들을 유린해 왔을 것이다"면서, M씨가 쓰다가 버린 다른 신용카드 두장을 제시하고, "M씨로 인해 피해보는 사람이 더이상 나와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C씨는 또 "치매걸린 시어머니와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자식들을 부양해야 하는데, 생활이 어려운 형편에 전 재산을 날려 앞 날이 막막하다"고 후회의 눈물을 흘리며 울분을 토했다.
C씨로 하여금 M씨의 덫에 걸리게 한 K한의원장은 M씨와 같은 같은 정치인모임 소속이며, K한의원장은 L사의 자본액 1억원 중 11% 지분에 해당하는 2만2천주, 1천1백만원 상당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K 한의원장은 "C씨를 잘 모른다"고 말했다.
M씨는 또, 자신과 같은 특정 정치 계파에 소속된 한의원에서 "노동능력이 불가함으로 사려된다"는 진단서를 발급 받아 지난 3월 27일 국민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 받았다.
이 한의원 원장은 C씨가 계약을 체결한 화장품회사의 이사로 등재돼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M씨는 특히, C씨를 부적절한 관계로 유인, 내연녀라는 약점을 이용해 자신의 생활비를 갈취하는 등 파렴치한이라는 게 C씨의 증언이다.
M씨는 이같은 범행과정에서 중국에 수출을 하기 위해서 미리 준비해야 한다며, C씨로 하여금 여권을 발급 받도록 하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기초수급권 부정 획득
C씨에 따르면, M씨는 국가로부터 국민기초생활 수급권을 취득하기 위해 고위 공무원 이름을 이용해 담당공무원을 강압했다.
M씨는 관할 동사무소 직원들과도 언쟁을 높이는 행태를 보이기도 하였다는 것이다.
M씨는 또, "익산시 국장급 고위 공무원을 잘 알고 있어서 그 덕분에 기초생활수급자가 되었다"고 C씨에게 자랑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K한의원장은 M씨의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여 "2004년에 초진 진단을 받은 국제 질병분류기호는 'G93' 이며, 현재로서는 노동능력이 불가함으로 사려됨"이라는 진단서를 발급, 멀쩡한 M씨가 노동능력 불가자로 둔갑하여 기초생활수급권자가 되는데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M씨는 국민기초생활수급권자가 되기 위해서 그가 지니고 있던 차량을 동생 명의로 이전하는 치밀함도 보였다고 C씨가 밝혔다.
담당 공무원은 이에 대해 "겉으로는 멀쩡하고 근로능력이 많아 보였지만 의사의 진단서 때문에 수급권자 판정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진단서를 발급한 K한의원장은 "M씨가 노동능력이 없다고 해서, 내가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M씨가 계속 그렇게 주장해 진단서를 발급한 것이다"며, "나는 진단서가 그런 곳(기초생활수급권 신청)에 사용될 줄은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한편, 본지는 M씨를 상대로 사실확인을 시도했으나, M씨는 전화번호까지 바꾸고 잠적한 상태이다. /오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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