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가정에서 커야된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시설에 보내진 아이들이 누려야할 권리를 빼앗기는 일이 가슴 아픕니다. 누군가가 그걸 찾아주고 엄마아빠의 역할을 해주었으면 하는 마음이죠. 아이에 대한 동정심으로 하는 일은 아닙니다."
두명의 딸아이를 두고도 기환(3세)이와 정환(1세)이 둘을 입양한 임훈(42세)씨의 마음이다.
임훈씨는 15년차 공무원으로 익산시 상수관리과 8급 기능 기계원이다.
그는, "8년 전까지만 해도 동산동 산꼭대기 마을에서 3년에 50만원하는 셋방에 살았어요. 아이를 입양하고 싶어 돈을 모으기 위해서였죠. 딸들이 학교다니면서 왕따를 당할 정도였어요. 살고 있는 집으로 아이를 판단하는 세태 때문이었죠.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딸들한테 희생을 강요하는 것 같아 미안했지요."라며 어려웠던 때를 회상 했다.
그래도 가치있는 일이라는 생각에 행복했던 순간들이 더 많았다는 임훈씨는 "마음이 중요한 것이다"고 지론을 펼쳤다.
마음이 있으면 준비하게 되고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임훈씨는 20대부터 입양을 준비했다. 결혼 전 그는 아내에게도 사전에 동의를 구했다.
그는 2년 전에 홀트아동복지회 전북지회를 통해 40일 된 아들 기훈이를 처음으로 입양했고, 지난해에는 10개월된 아들 정환이와 가족이 되었다.
"남편의 따듯한 마음이 저를 더욱 더 행복하게 해요. 그러다 보니 입양한 우리 두 아들도 사랑하게되요" 아내 이옥희(38세)씨의 말이다.
임훈씨는 아내를 여왕마마로 부른다. 아이를 사랑해주는 아내가 너무 고마워서 저절로 붙여준 호칭이다.
93년도에 결혼한 두사람 사이에는 두 딸 수연(16)과 다홍(14)이 있다.
임훈씨는, 입양 권유에 "말도 꺼내지 말라"던 친구 부부도 행복을 나누고 싶다면서 그를 따라 딸아이를 입양해 또다른 보람을 느낀다.
입양가족들의 모임인 '한사랑회'는 그래서 또다른 의미가 된다.
"마음 같아서는 한 10명을 채워 살고 싶지만 아내는 웃음으로 답하곤 하죠. 아이들이 스스로 선택해서 시설에 간 것이 아니기에 모든 아이들이 엄마 아빠로부터 받을 권리를 누리는 세상이 되었으면 해요. 한 아이라도 더……"
그렇게 말하는 임훈씨의 얼굴에 소박하고 따뜻한 미소가 흘렀다.
그는, 국가에서 9년 동안 월 10만원을, 道에서 3년 동안 월 10만원을 각각 지원해 주는 것을 사용치 않고 보험 적금을 들었다. 두 아이가 크면 선물로 주고 싶어서다.
임훈씨는 아이들에 대한 가장 큰 걱정을 "커서 받게 될 충격이다"고 말했다. 그래서 입양사실을 미리 공개하고 정신적 충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공개모임을 갖는다고.
입양 문화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공유되어져서, 아이들이 엄마아빠를 많이 부르면 좋겠다는 게 임훈씨가 바라는 희망이다. /오삼규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