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을 제기한 주민들이 공무원에 대한 믿음을 가지면 모든 민원이 해결된다고 생각합니다. 행정에 대한 믿음을 주는 게 공무원이 가장 먼저 민원인을 대해야할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각종 민원과 난항을 겪으며 100억원 대 국비를 반환활 처지에 놓였던 정부 지원사업을 슬기롭게 살려낸 공무원 도상욱(55세, 축산과 경축순환담당)씨가 경축순환자원화시설 준공 3개월을 앞두고 한 말이다.

농업직 공무원인 도상욱씨는 익산시가 지난 2007년 국비 100억원을 지원받아 진행하다 각종 민원과 복합적인 이유로 난항에 빠져 국비를 반납할 처지에 놓였던 경축순환자원화시설 관련 민원을 해결했다. 난관을 해치고 내년 3월 준공을 앞둔 경축순환자원화시설을 찾았다.

◆2007년부터 제기된 민원 해결의 열쇠

경축순환자원화시설은 소똥과 돼지똥 및 닭똥을 퇴비와 액비로 만드는 비료공장을 말한다. 자원화시설이 들어설 지역의 주민들은 이를 '똥공장'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민원의 반발력이 강하기 때문에 여간해서 사업을 추진하기가 쉽지 않은 혐오시설로 불리운다.

하지만 이 사업은 과거와는 달리 현대식 탈취시설과 기계 및 소독시설 등 최첨단 시설을 갖추기 때문에 주민들이 생각하는 만큼 심각한 악취를 발생시키지 않는다. 그런데도 민원이 거세어지는 이유는 혐오시설이라는 명분으로 지역발전을 위한 기금과 공익시설을 요구하는것이 일반적인 주민들의 민원으로 알려져 있다.

◆난항을 겪은 경축순환자원화시설

경축순환자원화시설은 농림식품부가 2005년 전국을 상대로 축산분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국에 공모한 사업으로 익산시는 당시 왕궁농협과 익산농협을 사업자로 선정해 공모했다. 하지만 농림식품부가 익산시를 선정하지 않았다.

이듬해 2006년 익산에 조류독감이 발생하면서 이를 슬기롭게 대처한데 따른 보상으로 농림식품부가 국비 100억원대의 '서동광역친환경농업단지조성사업'을 익산시와 익산농협을 공동사업자로 해 선정했다.

미생물배양시설 외 6개 사업은 43억원을 들여 이미 익산농협을 통해 완료했다. 하지만 경축순환자원화시설 45억원 유기축사 10억원, 설계감리비 2억원을 포함한 총 57억원의 경축순환농업단지 사업은 익산농협이 시와 충분한 논의를 하지 않은 채 마련한 부지의 왕궁 지역 주민들이 반대해 추진하지 못했다. 주민들의 반대는 대형버스를 5대나 불러 농림수산식품부를 찾아가는 등 극도로 강했다. 결국 익산농협이 다른 부지를 마련하지 못해 국비를 반납할 처지에 놓였고 전라북도와 농림수산식품부는 사업을 중단하고 국비를 반납하라고 촉구했다.

이한수 익산시장을 비롯한 담당 공무원들은 사업을 지속시키기 위해 농림식품부를 찾아가 애원하는 등 최대의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 사업을 지켜냈다. 

익산농협이 새로운 대체부지를 마련하지 못하고 사업이 중단위기에 놓이자 이한수 익산시장을 비롯한 익산시 관계자들이 나서서 익산군산축협과 연합 또는 익산군산축협에 사업을 이관하는 방안을 제안해 익산군산축협으로 사업을 이관시켜 추진했다.

◆새로운 부지 더 거세진 민원

"믿음을 가지면 마음을 얻어요"

익산군산축협으로 사업 이관 후 일부 사업 취소 등의 난항이 또 다시 이어지는 가운데 익산군산축협과 익산시는 용안면 동지산리 364-3번지 15,594.6㎡의 부지를 구입, 사업을 추진한다. 예정부지 인근에 마을이 없었지만 700여미터 이상 떨어진 마을 등 총 14개 마을 전체가 민원을 제기해왔다.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도상욱 담당은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하고 논산과 순천 등 선진지 견학을 실시하면서 주민들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특히, 이한수 익산시장도 어떠한 민원에도 적극적으로 현장에서 주민들을 설득하는데 발로 뛰면서 주저하거나 망설이지 않았다는 도 계장의 설명이다. 자칫 100억원대 사업이 위험에 처해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었다는 것.
이한수 익산시장을 중심으로 최광림 축산과장과 도상욱 계장은 익산시장의 의지를 충분히 설명하고 개별 가가호호를 방문하면서 사업의 필요성과 악취 미발생에 대한 적극적인 이해를 구했다. 특히 인근 반대 마을에 거주하고 있는 도상욱 계장은 주민들을 설득하는데 밤낮을 가리지 않았다. 도상욱 계장이 주민들을 설득한 방법은 주민들이 협조할 것이라는 믿음에 있었다. 마음으로 다가가고 진실을 전한 도상욱 계장의 믿음은 결국 주민들을 1년 만에 설득해 사업 준공을 3개월 앞두고 있다.

◆ "믿음을 주면 마음을 얻어"

내년 3월경 경축순환자원화시설 준공을 앞두고 도상욱 계장은 "행정에 대한 믿음을 주는 것이 공무원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면서 "공무원이 민원인에게 신뢰를 주면 그들은 마음을 준다"고 말했다.

5년 동안의 극도로 반발이 거센 민원을 해결해 중단될 위기에 놓여진 100억원대 사업을 살려낸 공무원 도상욱씨는 경축순환자원화 시설을 통해서 퇴비와 액비가 생산되면 이 비료로 주변 지역을 '익산 쌀 산업 특구'를 만들고 싶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향후 함열, 용안, 용동, 성당, 웅포, 함열, 오산 등 1만 헥타르에 지식경제부 주관 400억원대가 투입되는 '쌀산업 특구 사업'을 유치해 국가식품클러스터와 연계하고 싶다는 원대한 포부를 가지고 있다.

한편, 경축순환자원화시설이 내년 3월에 준공되면 이곳에서 생산되는 퇴비와 액비는 지역 농민들에게 무료로, 지역에는 저가로 공급된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