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이 자원봉사와 나눔 문화가 확산되면서 훈훈해지고 있다. 익산시는 시민 다섯 중 한 명 꼴로 자원봉사를 한다. 사랑과 나눔의 곳간 행복나눔마켓에는 나눔의 정이 꽃핀다. 희망두드림센터는 소외받는 이웃들에게 사랑을 전한다. 나눔의 문화는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이리역폭발사고, 대대적 이웃돕기 시작 

나눔과 사랑의 익산문화가 뿌리내린 것은 가깝게 1977년 이리역폭발사고로 거슬러 올라간다.
'77년 11월 11일 밤 9시 15분 이리역(현 익산역)에 정차하던 열차가 폭발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그해 12월 10일자 신문 보도에 따르면 사망 59명, 중상 및 경상자 1천158명, 이재민 1천647세대 7천800여명이 발생하고 62억원의 재산피해를 낸 대(大)참사였다.

놀라움과 아픔 속에서 시민들이 사고에 대처하는 자세는 의연했다. 추위 속에서 복구 열기는 빠르고 뜨거웠다. 폐허가 된 거리 청소에 부상자까지 나섰다. 사고 직후부터 동원된 예비군, 시민, 학생 등 총인원 11만 여명이었던 것으로 보도됐다. 이들은 거리 청소를 하고 도로를 정비했다.

또 난민이 거처할 천막 2백여 채를 세워 이재민의 보금자리를 만들었다. 새마을 부녀회원들은 자원봉사로 이재민들에게 무료로 밥을 해줬다. 이리역 앞에서는 1백 여 명의 시민들이 헌혈을 했다.

13만 시민들의 노력으로 1년 만에 익산(당시 이리)은 빠르게 복구돼 도시발전을 앞당겼다.
시민들은 보은정신을 살려 이듬해 10월 20일 일어난 이란 지진, 홍성지진 때 이재민 성금을 모아 전달했다. '04년 4월 22일 북한 용천역 폭발사고 때도 시민들은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

현재의 자원봉사나 행복나눔마켓, 희망두드림센터를 통한 나눔 실천은 이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자원봉사 활성화 

익산시에 따르면, 11월 말 현재 6만2천52명이 자원봉사자로 등록되어 있어 시민 5명 중 1명이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타나났다.

올해 AI 발생 및 수해피해 지역, 사회복지시설 등 도움이 절실한 123개 현장에서 1만 여명의 민관 자원봉사자들이 구슬땀을 흘렸다. 공무원들도 매월 부서별로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있으며, 이한수 시장을 비롯한 공무원 총 3천여 명이 동참했다.

1999년 설립된 익산시자원봉사종합센터가 자원봉사의 구심점이다. 2009년부터는 시청 직영에서 법인으로 전환해 민간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자체 재원을 마련, 자원봉사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행복나눔마켓

행복나눔마켓과 희망두드림센터는 민관이 협력하는 복지 모범사례를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익산시는 지난 18일 보건복지부 '2011년 지자체 복지정책 평가대회'에서 전국 최다 3관왕 수상과 함께 특별지원금으로 총 5천만원의 상금을 받는 쾌거로 이어졌다고 자평한다.

행복나눔마켓은 익산시와 원광종합사회복지관에서 공동 운영하고 있으며 가정, 단체, 기업 등에서 사장된 중고, 잉여품 및 후원금을 기탁 받아 어려운 이웃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곳으로 2009년 6월 갈산동에 위치한 옛 익산경찰서 건물을 개조한 것이다.

쌍방울 트라이 그룹과 여성친화기업 팬코가 의류를 사조씨푸드가 김을 후원했으며 삼양식품은 라면, 푸르메는 혼합잡곡, 사회적기업인 '행복한 푸드상사'는 쌀과 김을 매달 정기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시청 공무원은 1천300여명이 CMS에 가입해 매월 630여만원을 정기 후원하고 있다. 농협, 전북은행, 익산군산축협 등 금융기관에서도 CMS 정기 후원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 11월 말 기준 후원 실적은 5만5천215건에 2억6천117만원이며 총 누적 후원 실적은 15만6천여건에 6억1천여만원이나 된다.

올해에만 4천489가구가 행복나눔마켓을 이용했고, 지금까지 1만2천여가구가 다녀갔다. 

◇‘희망두드림’센터

희망두드림센터는 다양한 민간서비스 자원을 발굴해 제도권 밖에서 지원받지 못하고 있는 소외계층에게 맞춤형서비스를 제공하는 복지사업이다.

출범 7개월을 맞아 위기가정과 민관연결을 통해 480여건, 3억5천여만 원의 후원금을 이끌어내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주민생활지원과 사회복지통합서비스전문요원과 의료급여관리사, 보건소의 맞춤형방문건강 사례관리사가 현장 방문을 통해 대상자를 발굴, 희망두드림센터에 연계해 지원하고 있다. 또, 익산우체국, 고용노동부익산지청, (주)전북에너지서비스 등 16개 협약기관도 후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김성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