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한 내 허가 받기 위해 몰려.. 싼 건축비보다 건물 품질 우선

올해 6월 27일 이후부터 건설업 면허가 있는 시공자만 원룸 건물 건축이 가능하도록 법이 개정되면서 기한 내 건축허가를 받기 위한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건축비가 더 들더라도 건물 품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자 하는 법률 개정 취지를 비웃는 모양새여서 향후 건설업 시공사 인증제도 등 건물 이력에 대한 책임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건설산업기본법은 현재 연면적 661㎡를 초과하는 주거용 건축물을 지을 경우 면허가 있는 건설업자가 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이는 기준 면적 이하의 건축물에 대해서는 건축주 직접 시공이 가능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올해 6월 27일부터 원룸 건축은 모두 건설업자가 시공하도록 법률이 개정됐다. 200㎡를 초과하거나 그 이하이더라도 공동주택이나 다중주택, 다가구주택 등은 건설업자에 맡겨 건축해야 한다.

여러 사람이 살거나 이용하는 건축물의 경우 전문 건설업자가 책임지고 시공하도록 해 안전성 확보 및 건물 품질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그러나 원룸 건설을 계획하고 있던 투자자들은 관련법의 개정이 달갑지 않은 분위기다. 직접 시공하지 않고 건설업자에게 맡길 경우 10%~15%의 건축비가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개정된 법률 시행일 이전에 건축허가와 착공신고를 마쳐놓으려는 시도가 줄을 잇고 있다. 일부 설계사무소에서도 건축주에게 서두르기를 권하고 있는 세태다.

익산시에 따르면 경우 현재 일주일 평균 2~3건의 원룸건축 허가가 이뤄지고 있다. 이는 법률 개정 이전보다 약간 늘어난 수치다. 많게는 수천만 원의 건축비를 아끼기 위한 일부 투자자들이 늘어난 효과로 여겨지고 있다.

문제는 원룸 건축 이후 건축물에 대한 평가가 엇갈릴 수 있다는 점이다. 건설업자 시공 원룸의 경우 건축비 증가에 따라 자연히 집값도 증가하게 될 전망이다. 이에 덩달아 건축주 시공 건축물도 집값 상승효과를 얻을 수 있어 사실상 손해는 원룸 수요자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법 개정의 취지와도 어긋나는 부분이다.

이에 건설업자 시공 건축물에 대한 인증제도나 건축물 이력 공개 제도를 통해 일반 소비자도 건축물에 대한 구분을 가능하게 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진이나 화재 등에 대한 우려로 어느 때보다 건축물 안전에 대해 관심이 높아진 지금 부실시공에 대한 우려를 제도적으로 불식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부동산업자 A 씨는 “현재 원룸투자자들이 혈안이 되어 허가를 받기 위해 서두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원룸이 비싸지면 그 차액은 시민들의 몫이 되므로 건축 시공자를 구분할 수 있도록 정보를 공개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