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관계부처 합동 ‘건설산업 일자리 개선대책’ 발표

건설현장에 만연해 있는 임금체불 문제 해결을 위해 발주자가 임금 및 하도급대금 등을 직접 지급하는 ‘전자적 대금지급시스템’이 공공공사에 전면 확대된다. 이 시스템이 적용되면 건설사 측의 인출이 제한되고 임금유용이 불가능해져, 건설근로자의 임금체불을 원천적으로 예방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12일 정부는 ‘근로의 가치와 전문성이 공정하게 평가받는 건설 일자리 창출’을 위해 일자리위원회와 관계부처 합동으로 건설근로자의 임금보장 강화, 근로환경 개선, 숙련인력 확보 등 3대 목표 달성을 위한 10대 세부과제가 담긴 ‘건설산업 일자리 개선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국토부 및 산하기관 공사에 대한 대금지급시스템 전면 적용에 선도적으로 착수(신규공사는 입찰공고문에 반영, 계속공사는 기성금 지급방식 변경통보)할 계획이며, 내년까지 전체 공공공사에 시스템 사용이 의무화될 수 있도록 전자조달법 및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을 추진한다.

또 민간공사의 경우에는 체불방지 기능을 탑재한 유사시스템을 활용하는 기업에 대해 상호협력평가 우대 등 입찰가점을 부여해 시스템 사용을 장려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체불발생시 보증기관(전문건설공제 등)이 체불임금을 대신 지급하는 임금지급보증제를 도입한다.

내년 중에 건설근로자법을 개정해 모든 공공·민간공사(건설산업기본법 적용에서 제외되는 5,000만원 미만 소액공사 등은 제외)에 가입을 의무화하고, 건설근로자 3개월 임금상당액인 1,000만원까지 보장하는 한편 보증수수료는 공사원가에 반영해 공공발주자 등이 건설업체에 지급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다단계 도급과정에서 건설근로자 임금이 삭감되지 않고 발주자가 책정한 인건비 이상을 건설사가 의무지급토록 강제하는 ‘적정임금제(Prevailing Wage)’ 도입도 추진된다.

이는 미국 등에서 시행 중인 제도로, 산업전반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국토부 산하기관 주관으로 매년 10개 내외 현장에 대해 2년간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시범사업 성과평가와 적정임금의 기준이 되는 시중노임단가 산정체계 개편 등을 거쳐 2020년부터 본격 시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근로환경 개선 측면에서는 ▲국민연금·건강보험 대상 확대에 따른 공사비 반영요율 인상 및 민간공사 납부확인제 도입 등을 통해 가입률 제고 ▲근로자 퇴직공제부금 일 납입액 인상(4,200원에서 5,000원) 및 대상공사 확대(공공 3억원, 민간 100억원에서 공공 1억원, 50억원 이상) ▲공종별 화장실·탈의실 등 건설현장 편의시설 설치기준 세분화 ▲직접 건설기계를 운전하는 1인 사업자의 건설근로자 퇴직공제 당연가입 특례 허용 ▲대여대금 보증방식 개편(계약건별에서 현장단위 보증) 및 보증 미가입건설사 처벌 강화, 체불대금 지연 이자제 도입 추진 ▲턴키·민자사업 입찰시 시공사가 설계사에게 대가를 제대로 지급했는지 여부 발주자 확인 의무화 ▲가격중심 설계·엔지니어링 입찰제도를 개편해 기술력과 가격을 함께 평가하는 종합심사낙찰제도 도입(2018년 상반기) 등이 추진된다.

또 숙련인력 확보 측면에서는 ▲건설기능인등급제 도입 추진 ▲건설현장에 전자적 근무관리시스템(전자카드, 지문인식) 도입 ▲교육훈련 강화를 위해 권역별로 건설근로자 거점 훈련기관 지정 ▲단속강화 등을 통한 불법외국인력 퇴출 추진 ▲노동관계 법령 위반에 대한 원·하도급사의 제재수위를 높이는 등 처벌 강화 ▲정규직 채용규모를 늘리는 등 고용우수 건설업체에 대해 인센티브 제공 ▲적정공사비 확보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 마련 ▲건설산업 경쟁력 강화방안 마련을 통한 산업구조 혁신 등이 추진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건설 일자리가 전문성을 갖춘 존경받는 일자리가 될 수 있도록 이번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면서, 향후 일자리위원회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추가·보완 과제도 적극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