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소매음식숙박업이 280.2% 증가 제조업 133.3% 증가 뒤이어

“명절이 다가오면 금전적인 부담감이 평소보다 더 짓누른다. 명절날 부모님과 가족들에게 용돈을 주고 싶어도 임금을 받지 못해 집에 가기가 두렵다. 다가오는 이번 명절만큼은 밀린 임금을 받아 당당하게 부모님 집에 가고 싶다.”

익산지역 내 섬유공장에 다니고 있는 A씨의 하소연이다. 지속되는 경기불황에 따라 임금체불이 크게 증가하고 있어 민족의 대명절인 설을 앞둔 근로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고용노동부 익산지청(지청장 박영길)에 따르면 지난해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관내에서 발생한 체불임금은 총 107억2,600만원으로 2013년 같은 기간 49억2,600만원 대비 117.1%(58억원)가 상승, 매년 임금체불 증가로 근로자들의 고충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한 해 동안 총 832개의 사업장에서 1,745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총 2,211명의 근로자가 총 107억2,600만원의 임금을 받지 못한 것이다.

지청은 이 중 714개의 사업장의 1,314건(59억6,2000만원)을 청산토록 했고, 118개 사업장의 431건(47억6,400만원)은 해결 중에 있다.

업종별로는 도소매음식숙박업이 280.2% 증가율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그 뒤로 제조업 133.3%, 운수창고통신업 37.2% 순으로 증가율을 보였다. 그러나 금융·보험·부동산 및 사업서비스업에서는 2013년 대비 23.2% 감소한 것으로 나타냈다.

또한 규모별로는 30인 이상의 사업장 체불이 60.2%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29인 미만은 20.1%, 5인 미만 14.8%, 100인 미만 3.2%, 기타 1.7% 순으로 나타났다.

이어 가동상황별로는 휴업 사업장 체불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됐는데, 2013년 대비 377.0%가 증가했다. 또한 폐업 사업장은 156.9%, 가동중인 사업장은 101.6%로 각각 증가율을 나타냈다.
체불 발생의 원인으로는 일시적 경영악화가 63.6%, 사업장 도산 폐업 20.7%로 전체의 84.3%를 차지했으며, 사실관계·노사간·법해석 다툼으로 15.6%, 기타 0.1% 순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지역 내 섬유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사업주 B씨는 “우리도 임금을 안주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요근래 섬유사업 추세가 부자제비와 인건비는 큰 폭으로 증가하는 반면, 인가공비는 그에 비해 증가폭이 따라가질 못한다”며 “공장을 접고 싶어도 밀린 임금과 확장된 사업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가동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에 고용노동부 익산지청은 지난 3일부터 오는 17일까지 설 명절 전 2주간을 ‘체불임금 청산 집중 지도기간’으로 정하고 근로감독 역량을 총동원해 체불 청산 집중 지도에 나설 방침이다.

이 기간 중 익산지청 근로감독관들은 비상근무체제를 돌입해 체불임금 상담·제보를 접수하고 5인 이상 집단체불 발생 시 ‘체불임금 청산 지원 기동반’이 나서 발빠르게 대응하고, 10억 이상 고액 체불 사업장은 기관장이 직접 청산활동을 지휘할 계획이다.

아울러, 일시적 경영난으로 임금을 체불하고 있는 사업주와 임금을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근로자의 생계보호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체불 청산의지가 있는 사업주에게 최고 5,000만원까지 융자 지원하고, 재직중인 체불근로자에게는 저금리로 생계비를 대부해준다.

또한 기업이 도산한 경우, 최종 3개월분 임금과 3년분 퇴직금을 지원하는 체당금을 신속히 조사·확인해 가급적 설 연휴 전에 지급하게 할 계획이다.

익산지청 박영길 지청장은 “임금체불은 산업현장에서 사라져야 할 대표적인 비정상적인 관행”이라고 강조하며, “근로자들이 체불 걱정없이 따뜻한 설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청산 지도기간 동안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강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