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띠 졸라맨다던 市, 비상식적인 행보에 비난 봇물
기획행정위, 제출액 가운데 34%(1,890만원) 삭감 결정

재정비상체제를 선언하며 허리띠를 졸라매겠다던 익산시가 정작 박경철 시장의 업무추진비는 한 푼도 줄이지 않고 추경예산에 편성하자, 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위원장 송호진)가 시가 제출한 예산 5,544만원을 3,654만원으로 1,890만원(34%)을 삭감하기로 결정했다.

이같이 의회가 집행부를 강력히 비판하며 대립각을 날카롭게 세우고 나서자, 그간 민선6기 박경철 호가 의회와의 소통이 부족했던 데서 나온 결과라는 여론이 비등하다.

시는 이번 추경예산에 시장의 기관운영 업무추진비 5,544만원을 편성해 시의회에 제출했다. 안전행정부의 2014년도 지방자치단체 예산편성 운영기준에 따라 기준액 7,920만원 중 본예산에 반영된 2,376만원을 제외하고 허용되는 최대 금액을 편성한 것.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전반기에 선거 전까지 시장 업무추진비를 30% 정도 편성했기 때문에 후반기 추경예산에서 나머지 70%를 편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최근 시가 발표한 재정현황 및 부채상환과 관련해 내놓은 방안과는 전혀 상반된 모습이다. 지난 25일 한웅재 부시장이 밝힌 시의 세입증대 및 부채감소 방안은 하수도 사용료 현실화, 왕궁가축분뇨공공처리시설 사용료 현실화와 민간투자사업비 임대료 지표금리를 낮춰 재협상해 앞으로 지급해야 할 임대료 총액을 줄인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시는 결국 시민들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것과 금리 인하에 따른 조치에 불과한 방안을 대대적으로 발표한 반면, 시장의 업무추진비는 그대로 추경예산에 편성한 셈이다.

이를 두고 시의회는 물론 시청 안팎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비등하고 있다. 부채상환을 위해 취임 이후 주민숙원사업들을 포함해 주요 현안사업들을 줄줄이 재검토하고 재정 부담을 시민들에게 떠넘기는 방안까지 내세우면서도, 정작 시장의 업무추진비는 전혀 줄이지 않은 채 추경예산에 편성한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 행보라는 지적이다.

이에 기획행정위원회는 시가 제출한 예산 5,544만원에서 1,890만원(34%)을 삭감하기로 결정했다. 한 해 기준액 7920만원을 12개월로 나눠 1달분 660만원을 책정하고, 박경철 시장이 당선돼 취임한 7월부터 12월까지 6개월분에서 고통분담 명목으로 10%를 제외한 3,654만원으로 결정한 것. 이에 9월 3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임시회에서 의회가 이를 그대로 수용해 승인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통상 해당 상임위원회의 결정이 본회의에서 그대로 승인돼 왔던 관행에 비춰볼 때, 기획행정위의 결정에 따라 시장의 업무추진비는 1,890만원이 삭감된 채로 승인될 공산이 크다.

이같이 시장의 통상적인 조직 운영과 홍보 및 대민활동, 유관기관과의 협조, 직무수행 등 포괄적 직무수행에 소요되는 제반 경비인 기관운영 업무추진비에 대한 첫 추경예산 편성이 의회의 벽에 부딪히자, 의회는 물론 시청 안팎에서 효과적이고 원활한 시정운영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한 그간 민선6기 박경철 호가 시민의 대의기관인 의회를 경시하고 소통이 부족한 데 따른 결과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시의회 박종대 의원은 “임기 내에 반드시 부채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선언한 박 시장이, 정작 자신의 업무추진비는 한 푼도 줄이지 않고 허용되는 최대 금액을 편성해 의회에 제출한 것은 시민과 의회를 기만하는 행위”라며 “기획행정위의 이번 결정은 시정운영에 있어서 대의기관인 의회와의 협조와 소통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