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단지 개발 및 필수 사업에 쓰여.. 미래위한 투자
민간투자 효과 고려하면 오히려 이익.. 삶의 질 향상
익산시 부채는 6·4지방선거의 최대 화두나 다름없다. 최근 단일화를 합의한 익산시장 예비후보 4인 역시 과도한 부채를 이한수 시장의 대표 실정으로 지적할 만큼 첨예한 쟁점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일단 ‘빚더미’라는 단어 자체가 시민들의 피부에 좋지 않은 이미지로 다가가는 파급력은 지대하다. 그렇기 때문에 중요한 것은 정확한 정보를 시민들에게 전달하고 그에 따른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는 점이다.
무턱대고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제공하거나 근거도 없이 빚을 부풀려 퍼뜨림으로써 시민들의 불안감을 조성하고, 그에 따른 반사이익을 바라는 것은 정치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외치는 ‘시민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는 것에 모두의 견해가 일치할 것이다.
이에 본지는 정확한 정보를 시민들에게 전달해 소모적 논쟁을 막고 시민들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해 지난주 발행된 243호에서 부채를 바라보는 여러 시각에 따라 익산시가 짊어지고 있는 빚의 양이 어떻게 차이가 나고 논란이 되는지에 대해 중점적으로 다뤘다. 이어 이번 244호에서는 빚의 성격과 발생한 이유를 통해 꼭 쓰여야 할 곳에 쓰였는지 아니면 허투루 쓰인 빚이었는지 자세히 들여다보는 지면을 마련했다.<편집자 주>
◇ 순수한 빚 총액은?
지난 호에서 밝혔듯이 익산시가 당장 지고 있는 빚을 3,379억원으로 보는 것이 옳다고 하더라도 이 금액은 익산시 한해 예산의 30% 수준에 달할 정도로 큰 액수다. 이러한 점은 지적받아 마땅한 일임은 틀림없으나 정확한 설명과 근거 없이 운영비까지 합해 부풀린 액수로 ‘방만한 재정운용’이라는 굴레를 씌우는 것 또한 경계할 대상이다. 이에 빚이 어떻게 발생했고 어떻게 쓰였는지 꼼꼼히 따져보는 시각이 필요하며 그러한 전제를 통한 지적이 돼야 비로소 시민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 지방채 1,769억원
익산시는 2013년 12월 말 기준으로 지방채 1,769억원의 빚을 안고 있다. 이는 작년까지 발생했던 총 차입금 2,218억원에서 이미 상환된 449억원을 제한 금액이다.
이 중 일반회계의 경우 시청사 신축이 추진되던 2002년부터 2006년까지 용역비용 등으로 발생한 23억원과 부송동 신재생자원센터 신축으로 발생한 731억원으로 구성돼 있으며 특별회계 1,464억원은 산업단지 조성을 위해 발행된 지방채다.
시청사 신축을 위한 차입금 23억원은 2016년까지 갚도록 돼있는 가운데 이미 19억원을 상환하고 4억원이 남아 있는 상태다.
부송동 신재생자원센터의 경우 2004년부터 2009년까지 발행한 731억원 중 이미 130억원을 상환했으며 남은 601억원은 2025년까지 갚아야 한다.
지방채 중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는 산업단지 조성비용 1,464억원은 2008년부터 2011년에 걸쳐 발생했으며 이 중 300억원이 상환돼 현재 1,164억원이 남아 있다. 이 지방채의 상환기간은 2026년까지다.
◇ 익산의 미래에 투자한 것
이와 같은 현황을 보면 당초 총 2천억원이 넘는 많은 빚이 발생한 이유를 산단 조성과 신재생자원센터 신축이라는 두 굵직한 사업에 국한돼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산단을 조성하는 부분은 익산시의 미래를 위한 투자이며 기업유치를 위한 공간 마련이라는 명분이 있다면 신재생자원센터는 익산시의 고질적인 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소각장 건립이라는 타당성을 담보하고 있다. 적어도 재정난을 겪고 있는 타 지자체에서 발생한 호화청사 건립이나 효과 없는 무리한 사업 추진과 같은 일에 빚이 발생했다고 지적하긴 어려운 부분이다.
익산시 예산과 관계자는 “지자체 예산으로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산단을 조성하는 것은 사례도 없고 불가능하므로 지방채를 발행했고 산단 분양 완료 후의 경제적 효과는 훨씬 클 것으로 예상한다”며 “소각장도 당시 지방채를 얻어 건립했기 때문에 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고 거기서 발생하는 열을 판매해 운영비와 이자비용 등을 감당하기 때문에 재정에 부담스럽지도 않은 필요한 사업이었다”고 말했다.
◇ 민간투자 1,610억원
익산시 부채의 큰 축 가운데 지방채를 제외한 하나인 민간투자사업(BTL, BTO)은 총 3,013억원의 규모로 2004년부터 최근까지 발생했다. 이 중 2,108억원이 민간투자 금액이며 나머지는 국비와 시비로 구성돼 있다.
익산시는 이 중 2013년 말 기준 약 1,610억원을 상환잔액으로 남겨둔 상태이며 최장 2034년까지 임대료나 상환금 명목으로 갚아나가야 한다.
익산시가 추진한 민간투자사업은 대표적으로 하수관거정비사업과 왕궁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 익산예술의전당 건립, 모현도서관 건립 사업이다.
이 중 하수관거정비사업은 2008년부터 현재까지 총 1,294억원의 순수민간자본이 투입돼 시행되고 있는 사업이며 오수와 우수를 분리하는 사업이다. 이는 각 가정의 정화조를 없애 오물수거료를 연간 약 21억3천만원 가량 절감할 수 있으며 하수종말처리장 증설비용 및 유지관리비용(13.22억원)도 절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또 왕궁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은 왕궁면 주변 집단 축산단지에서 배출되는 가축분뇨를 처리함으로써 환경오염과 악취발생을 억제하며 나아가 새만금 오염을 억제하기 위해 민간자본 124억원이 투자됐다.
또한 익산예술의전당은 솜리문화예술회관의 대체 공연장이 필요하다는 염원에 의해 2008년부터 추진돼 390억원의 민간자본이 투자된 사업이며, 모현도서관은 2006년부터 민간자본 128억원이 투입돼 서부권 문화와 복지 공간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 삶의 질 높이는 필요 시설
이와 같은 민간투자사업 현황을 보면 무리한 사업 추진이라고 단정 지을 만큼 사치스럽거나 실패한 사업으로 보긴 어려운 측면이 있다. 대표적으로 하수관거사업은 꼭 시행해야 할 시책사업으로 향후 환경문제와 악취 등을 해결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늑장 추진 시 더욱 막대한 예산이 투입될 가능성이 높은 사업이다.
마찬가지로 왕궁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이나 익산예술의전당, 모현도서관 역시 시민들이 누릴 수 있는 환경과 문화, 복지차원에서 삶의 질을 충족시킬 수 있는 사업이다. 특히 서부권 모현도서관에 대한 만족도는 적시에 이뤄진 민간 투자사업의 효과를 보여주는 거울이라고 볼 수 있겠다.
정완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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