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한 복합환승센터 건립.. 분수효과·샤워효과 전략 필요

익산시민들이 대형 아울렛이나 백화점을 찾아 타지에서 쇼핑을 하는 횟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며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상권이 울상을 짓고 있다. 이에 지역상권 보호 및 발전을 위해 익산역 복합환승센터 건립 추진을 비롯한 다양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익산시는 자영업자의 비율이 30%를 넘는 전형적인 소비도시로 알려져 있으며 인구비례 측면에서도 상당히 많은 축에 속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형마트나 기업형슈퍼마켓(SSM) 진출과 같은 일이 벌어질 때마다 많은 자영업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 포화상태로 유지되고 있는 상권을 뺏고 빼앗기는 형태로 이뤄질 수밖에 없는 탓이다.

하지만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는 추세로 이어지고 있다. 지역 상권 보호를 위한 장치는 미미한 상태에서 인구 증가를 비롯한 새로운 외부 유입 요인 없이 타지로의 유출 현상은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군산을 비롯한 익산시민을 타깃으로 부여군에 들어선 대형아울렛이 대표적 사례다. 17,000㎡ 규모의 대규모 아울렛 쇼핑센터가 들어서면서부터 익산시 의류업계 상권이 급격히 쇠퇴하기 시작했다. 가격이 싸고 여러 브랜드를 동시에 접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관광지와 연계해 있기에 나들이와 함께 쇼핑을 위한 방문객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방문객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렛 측에 따르면 현재 평균 방문 고객 수는 평일 2천명 이상, 주말에는 8천 명 정도다. 하루 평균 매출은 3억원. 매장 십여 곳을 취재한 결과 익산시에서 방문한 고객은 약 3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나 단순 계산하면 이 아울렛 한곳에만 하루 9천만원의 매출을 익산시민이 담당하고 있는 셈이 된다. 타 지역 백화점 이용까지 더하면 1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의류매장 관계자는 “가까운 부여군 사람보다 익산이나 군산 고객이 더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가격 경쟁력이 우위에 있기 때문에 한 번에 여러 벌을 구매하는 고객이 대부분이다”고 말했다.

이렇게 타지 쇼핑 이용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지만 현재 익산시의 지역상권 보호 대책은 요원한 상태여서 시 차원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촉구되고 있다.

익산시는 최근 KTX익산역이 복합환승센터 건립 추진 지역으로 지정되며 새로운 상권 등장의 호기를 맞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사업추진 3년째 지지부진한 상태를 면하지 못하며 기본 행정절차만 추진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 원인으로는 지역 소상공인들이 백화점 입점을 반대하고 나서며 민간투자자가 선뜻 다른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이한수 시장은 저서 ‘키다리 아저씨’를 통해 복합환승센터 건립이 미치는 경제효과를 밝혀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이 시장은 책에서 “KTX익산역 건립과 함께 복합환승센터가 들어서게 되면 외부에서 사람들을 유입해 분수효과·샤워효과를 이뤄낼 수 있다”며 “새만금 배후 도시로서 모든 경제의 허브 역할을 하게 될 익산역을 중심으로 하는 복합환승센터가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렛에서 만난 한 익산시민은 “익산에 같은 매장이 있다 해도 가격도 싸고 여러 브랜드가 모여 있어 쇼핑하기 편리하기 때문에 이곳을 찾게 된다”며 “소비자가 원하고 찾아가고 싶은 상권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지 애향심을 요구하는 것은 잘못된 발상”이라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