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한 상업시설 난립 위험.. ‘느림의 가치’ 세워야

전북형 슬로시티 본 지구 지정과 관련한 심사 및 선정이 11월경에 이뤄질 것으로 알려지면서 예비지구로 선정된 웅포면의 선정 여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북도는 지난해 8월부터 전북형 슬로시티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전주시를 제외한 13개 시·군 지역 당 1곳의 읍·면 지역에서 주민리더 및 슬로시티 매니저 교육을 실시해왔고, 올해 6월에는 19개 신청 지역 중 13곳을 전북형 슬로시티 예비지구로 지정했다.

전북도는 지정된 지역에 약 4천3백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슬로시티 위원회 등 지역 주민들의 자발적인 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심사를 통해 본 지구로 지정되면 3억원의 예산을 지원해 슬로시티 활성화 및 향후 국제 슬로시티 인증 추진도 지원하게 된다. 본 지구로 선정되지 못한 곳은 계속해서 역량 강화를 통해 2014년 말에 지정한다는 계획이다. 

익산시에서는 자체 심사를 거쳐 추천한 웅포면이 전북형 슬로시티 예비지구로 포함됐으며, 7월 1일 주민들로 구성된 슬로시티 위원회(위원장 이희광)가 구성돼 지역 내에서 각종 활동을 벌이고 있다.

위원회는 ‘찾아가는 설명회’를 열고 각 마을을 방문, 영화 상영 및 주민들이 기억하는 웅포면에 대한 설문조사를 통해 슬로시티에 대한 주민들의 이해와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슬로시티 위원회 김용택 매니저는 “웅포면은 역사, 문화, 자연이 어우러져 슬로시티가 추구하는 마을을 가꾸기 위한 자원이 풍부한 곳”이라며 “옛 장터의 흔적이 살아있는 면소재지를 중심으로 전통테마마을의 네트워크 연결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웅포면에 대한 슬로시티 본 지구 지정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나오고 있다. 이미 종합관광지로 개발되는 이면에서 슬로시티라는 취지가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한 마을공동체가 추진하는 경제 사업이 아닌 상업시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점이다.

이에 대해 익산시 관계자는 “웅포면은 워낙 가진 자원이 많기 때문에 충분히 슬로시티로 지정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며 “주민들 간 논의를 거쳐 10월경 구체적인 사업계획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걸림돌은 또 있다. 전북형 슬로시티에 대한 심사 기준이 명확하게 정해져 있지 않다는 점이다. ‘느림의 가치’ 실현, 역사·문화·자연 자원을 활용해 삶의 질을 높이는 읍·면 만들기라는 슬로시티 사업의 취지만 주어졌을 뿐이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전라북도청 슬로시티 담당 박훈 주무관은 “면단위 지역공동체 복원에 대한 역량을 갖췄는가, 주민들이 생활 속에서 1-2가지라도 실천할 수 있는 것이 있느냐, 두 가지가 가장 큰 핵심이 될 것”이라며 “사업취지에 맞게 한 곳이 지정될 수도 13곳 모두가 지정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