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는 개인간 소송 결과 핑계대며 상인회 정상화 외면해

사진은 상인회장과 업체와의 유착으로 인한 수의계약 등 비리 의혹을 일으킨 채 5년째 표류하고 있는 창인시장 냉동창고 현장.

창인시장 상인회에서 7년 전부터 내부갈등과 재래시장현대화사업의 업권을 차지하려는 개인들 간 진흙탕 싸움이 계속되어온 가운데 각종 비위 의혹으로 말썽을 빚어온 K회장이 임시총회를 통해 해임됐다. 수석부회장을 임시회장으로 한 창인시장 상인회에 모처럼 밝은 빛이 드리우고 있다. 하지만 공무원들이 그동안 비위에 일조해 수차례 징계를 받았음에도 여전히 직무유기를 하고 있어 공무원들의 적극적인 지도감독이 요청되고 있다. 

창인시장 상인회는 4월 20일 임시총회를 갖고 "수년간 불법행위를 일삼아온 K회장에 대해 정관에 따라 총회의 의결을 거쳐 회장 및 이사직에서 해임"시켰다.

상인회는 이어 이를 명확히 하기 위해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에 '이사직 해임 확인, 상인회장 및 이사 직무수행 금지, 상인회 관련 서류 및 업무 인계'를 골자로 하는 소송을 진행하면서 정상화 수순을 밟고 있다.

◆ 익산시 직무유기 논란

창인시장 상인회는 정식 절차를 밟아 임시총회를 소집한 뒤 전임 회장 K씨를 해임한 후 관련 조례에 따라 익산시에 7일 이내에 보고했다. 하지만 익산시는 아무런 행정행위를 하지 않고 있어 직무유기 논란이 일고 있다. 공문을 접수한 익산시는 이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해 상인회 운영에 차질이 없도로록 해야 하지만 이를 방기하고 있다.

익산시 관계자는 "상인회가 진행하고 있는 민사소송을 지켜본 뒤 행정행위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상인회의 전 상인회장 탄핵은 절차상 하자가 없는 것으로 익산시가 민사소송 결과를 기다리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상인회의 표류를 막아 상인회가 상인들을 위한 건전한 단체로 바로서도록 하지 않는 직무유기 논란이 강하게 일고 있다.

◆ 아케이드설치사업 이후 익산시 관리감독 소홀

7년이 넘는 기간 동안 창인시장은 많은 문제가 발생해왔다. 많은 공무원들이 관리감독소홀 및 직무유기로 징계를 받았다. 회장 선출이 절차상 불법으로 이루어진 정황이 뚜렷한데도 익산시는 특정한 상인을 회장으로 등록하고 그와 사업추진 협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비위를 감싸고 관리감독을 소홀히 했기 때문이다.

2005년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의 국고민간보조금을 받아 시행하고 있는 창인시장 아케이드 공사는 시와 상인들 사이 반목으로 인해 숱한 난관에 부딪혀왔다.

익산시는 30억원의 국비와 도비, 시비를 들인 아케이드 설치공사 후 소유와 관리문제에 대해 강건너 불구경 하고 관리감독을 소홀히 하고 있다.

익산시에 따르면 가설건축물의 경우 등기부에 기록할 수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막대한 정부의 자금을 들여놓고도 사후관리에 뒷짐을 지고 있는게 익산시의 재래시장 현 주소다.

현재 창인시장 아케이드 공사 이후 시장 입구와 출구의 전광판이 수년째 미작동되면서 방치되고 있다. 홍보용 TV도 마찬가지다. 또한 각 상점에 설치한 전등 대부분도 상인들이 사용하지 않아 무용지물이 돼 예산낭비를 초래했다.

또한 냉동창고의 경우 상인회장과 특정 주간 언론사와의 유착으로 인한 수의계약 등 비리 의혹을 일으킨 가운데 아직도 준공을 하지 못하고 3년째 사업이 표류하고 있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처지에 있다.

현재 창인시장 상인회장의 퇴출로 임시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는 수석부회장은 "이러한 모든 문제가 그동안 상인회장이 저질러온 독단과 비리로 인해 발생된 일이다"면서 "앞으로 이러한 부정과 부패를 모두 끊고 상인들과 소통하는 전통시장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