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하림 부주의로 두차례 화재,

주민들과 자치단체 전방위 도움

특혜 논란 속 막대한 복구 자금

세차례 AI발생 보상금 받아내고

닭값 오를 때 냉동육 대폭 출하

상대평가 악용 농가이익 가로채

사진은 2003년 5월 12일 (주)하림 대형화재진압 장면

두 차례 화재 등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도민과 자치단체의 열화 같은 도움으로 재기에 성공했던 (주)하림이, 양계농가의 이익을 가로채는 등 노동력을 착취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민들의 눈길이 곱지 않다.

(주)하림은 최근 고위 간부들이 대거 차명 양계농장을 운영하면서 상대평가 권한을 악용해 지역 농가의 이익을 가로채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 향토기업의 이윤이 지역사회에 환원되는 비율이 극미해 악덕 기업으로 지탄받고 있다.

(주)하림은 지난해 총 7,144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가운데 지역농가에 사육비로 636억 원, 직원 2,369명에 대한 급여성 비용 777억 원, 냉동·사료·부화 등 협력업체에 365억원을 투입하는 등 생산비 총 1,778억원의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하지만 (주)하림이 지난해 익산시에 기부한 금액을 보면, 농가장학금 1억원, 쌀 1천포대(4천만원) 상당으로 총 1억5천여만원이 고작이다. 지난해 (주)하림의 지역기여도는 이같이 미미하다.
특히 화재 발생 전 연 매출 3천5백여억원 이었던 (주)하림은 급진적인 신장세를 보여 지난해 말 현재 연간 7천144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두배 이상 성장했다. 

하림은 회사의 부주의로 2003년 5월 12일 망성면 소재 신선육 공장 화재가 발생해 회사 추정 4천억 원의 피해를 입었다. 당시 전라북도를 비롯한 익산시 지역 업체들, 익산상공회의소, 지역 후원자, 기업, 자원봉사자, 동종 경쟁업계까지 팔을 걷고 나서서 (주)하림의 재기를 도왔다. 2009년에 회사의 부주의로 또다시 화재가 발생했을 때도 지역민들이 발 벗고 나서서 도왔다.

농림부는 지난 2003년 당시 특혜 논란에도 불구하고 지역민들의 향토기업에 대한 애정을 높게 평가해 380억 원을 장기저리로 (주)하림에 지원했다. 2001년 소규모 육계 농가들의 폭설피해 당시 정부의 지원이 미미했던 점을 감안하면, (주)하림의 부주의로 발생한 화재에 복구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특혜가 명백하다며 전국농민회와 일부 농민단체들의 반발이 있었지만, 정부가 하나로 똘똘 뭉친 지역민들에 감동해 막대한 자금 지원을 강행한 것이다.

2006년과 2008년, 2010년 등 익산에 AI(조류독감)가 세차례 발생하는 동안 (주)하림은 100여억원의 손실 보상을 받았다. 그러나 가공된 닭을 대규모로 냉동 보관하는 하림이 닭값이 올랐을 때 비싼 가격으로 출하해 오히려 특수를 노렸다는 농가들의 지적도 나온다.

AI로 인해 모든 시민이 닭 살처분과 통행차량 소독 등 불편을 겪고 자원봉사 등을 통해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동안 하림은 가만히 앉아 국민의 세금으로 손실을 메꾸고, 공급부족으로 가격이 오른 후 닭을 판매해 반사이익을 누려왔다는 것이다.

한 농가는 "하림이 매번 어려울 때마다, 그리고 평소에도 지역의 농민들과 주민들의 힘으로 성장한 기업이 이제와서 농가의 고혈을 짜는 등 지역민들을 무시하는 행태는 상당히 부도덕한 행태다"면서 "하림이 성장한 과정에 지역민들의 피와 땀이 크게 보태졌다는 사실을 잊으면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하림농가중앙협의회는 지난달 26일 농가들에 대한 상대평가 방식 변경, 깔집비 인상등에 대한 협상이 결렬, 오는 29일 회의를 갖고 상경집회 등 대책을 논의하기로 해 또 한차례 하림과 농가의 마찰이 예상되고 있다.

오삼규 기자

2008년, 2010년 조류독감 발생으로 시민들이 발벗고 나서 (주)하림을 도왔다. 조류독감으로 100여억원의 피해보상을 받았다. 사진은 자원봉사자들의 닭 살처분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