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10일 인천에서 ‘대상기업 식자재 납품업 진출 저지 인천대책위원회’ 소속 상인들과 삼산도매시장 상인들이 대상(주)의 식자재 납품업 진출을 규탄하고 있다.

대상그룹의 계열사로 식자재유통회사인 '베스트코'가 최근 익산의 한 식자재유통회사와 계약을 맺고 꼼수 진출을 노리고 있다. 대기업 진출로 인해 익산 내 소규모 식자재 유통회사들이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

익산식자재조합(회장 이영철)에 따르면 최근 '청정원' 브랜드로 널리 알려진 종합식품회사인 대상(주)이 자회사 대상베스트코를 통해 익산의 식자재 도소매업체를 인수 중이다.

그동안 익산지역의 50여개 식자재 유통업체들은 대상, CJ, 오뚜기 등 대기업의 제품을 지역의 소규모 식당에 고추장, 참기름, 설탕 등 가공식품과 농수산축산물, 주방기구 등을 직접 납품해 왔다. 이들은 주로 소형화물차를 이용해 식자재를 납품하는 영세상인들이 많다.

이에 반해 대기업 식품회사들은 그동안 대형식당, 기업체 구내식당 등에 자사 제품을 납품하는형태를 유지해왔다.

그런데 최근 대상그룹 계열사인 '베스토코'가 A식자재와 계약을 완료하고 이 계약자 이름으로 대기업 식자재 납품마트를 준비 중에 있다.

대기업의 이름을 숨긴 채 지역 업체 이름으로 나머지 업체들을 무더기로 인수하는 '꼼수'로 영세 상인들의 대응을 피해가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기 때문에 지역에서도 대기업 식자재 납품회사를 알아차리기가 힘들다.

대기업이 골목식당 식자재 유통업에까지 진출하겠다는 것. 결국 그동안 익산지역에서 소규모로 식자재를 납품해오던 영세업체들은 생존권을 위협받게 됐다. 

특히, 그동안의 납품회사에 비해 10~30% 가량 낮은 가격으로 시장을 잠식하고, 소매까지 할 예정이어서 지역의 소규모 업체들은 이와같은 대기업을 당해낼 도리가 없다. 이와 함께 기존 소규모 식자재 유통업체의 주 거래처인 재래시장과 농수산물 소매점들도 덩달아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익산식자재조합 회원들은 최근 비상 대책회의를 갖고 중소기업청에 사업조정 신청을 진행 중에 있다. 이들은 대기업의 익산 식자재유통업 진출을 막기 위해 물리적 충돌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대기업 대상(주)은 1956년 설립된 세계3대 발효전문기업 및 국내 최대의 종합식품회사로 매출액 약 1조원, 3천명의 종업원을 거느리고 있다. 인천, 부산, 대구 등지에서도 대기업의 꼼수 진출에 지역 중소업체의 반발로 마찰이 일어 중소기업청이 사업조정을 하기도 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