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11 국회의원 선거가 익산에서는 종교싸움으로 번졌다. 종교지도자들의 정치판 개입에 따른 비난여론이 쇄도하고 있다.

민주당 익산갑지구의 경우 기독교 측 이춘석 후보와 원불교 측 한병도 후보가, 을 선거구는 기독교 측 조배숙 후보와 원불교 측 전정희 후보가 각각 민주당 경선에서 맞대결을 하고 있다.

원불교도들과 기독교 일부 지도자들은 국민경선을 치르는 민주당이 익산 갑을 선거인단을 모집하는 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 몰아주기식으로 선거인단에 참여토록 하는 등 종교전쟁을 방불하고 있다.

여기에 익산을 지역의 박기덕 예비후보를 돕던 목회뱅크 소속 목사들이 민주통합당 컷오프에서 박기덕 후보가 탈락하자 조배숙 후보 쪽으로 대거 이동하면서 종교간 갈등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발단은 한 종단에서 소속 후보를 전격적으로 지지한다는 소문이 돌자 상대방 종단에서 "이를 두고만 볼 수 없다"는 집단 여론이 조성되면서부터였고, 이후 시간이 흐를수록 갈등이 격화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 시민에 따르면, 갑 지역의 한병도 후보와 을지역의 전정희 후보가 원불교도이고, 원불교의 거대 산하 조직인 원광대학교와 원광대병원의 많은 사람들이 선거인단에 가입했다. 실제로 이를 지켜보던 기독교의 S교회, C교회, Y교회 등의 목회자를 비롯한 교회 관계자들이 기독교와 관련된 조배숙 의원과 이춘석 의원, 박기덕 후보 측에 대거 움직임을 보였다. 또한 k교회의 목회자도 과거 자신의 교인으로 정치활동을 하던 A씨가 지지하는 후보 편에 서 있었다.

또한 지난 1월 31일 기독교 목회뱅크 소속 목사들은 기자회견까지 하면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나선 바 있다.

이어 지난달 27일 원불교 관련 재단의 원광대학교 교수들 역시 70명의 이름을 내세우면서 특정후보를 지지하고 나섰는데, 이 교수들 대부분이 원불교 교도가 아니냐는 추측도 무성하게 나돌고 있다.

또한 최근 특정종교와 관련 있는 콜택시 회사도 특정 후보를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당수 지역민들은 "익산의 정치판이 종교 전쟁터가 된 점에 대해 심히 유감스럽다"면서 "익산의 정치문화가 종교인들의 정치개입으로 인해 이대로 가다간 정치든 종교든 썩은 고름내가 진동할 것이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역의 다른 인사는 "익산이 어쩌다가 바람직한 정치문화를 형성하지 못하고 종교인들이 자신과 가까운 이들만 편드는 이기주의 행태를 저지르는 지경까지 왔는지 모르겠다"면서 "순수한 종교에 전념해야 할 종교 지도자들이 정치 권력을 거머쥐게 되면서 타락하게 되면 익산의 종교는 막장으로 치닫게 될 것이다"면서 "제발 정신 좀 차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