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총선 예비선거전이 물 오른 가운데 민주통합당 익산지역 총선후보들 사이에서 당 유력인사 '모시기'가 활발하다.

지난 10일 오후 전주서 열린 ‘민주통합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합동연설회’가 끝난 뒤 당내 친노세력의 맹주인 한명숙 전 총리가 익산을 방문했다.

한 전 총리는 익산 '한명숙 서포터즈(지지자들)’ 회원들과 식사를 함께 한 후 익산갑 한병도 예비후보 사무실을 방문한 데 이어 조배숙 국회의원 사무실을 들렀다. 이후 전정희 예비후보와 만나 시내 한 찻집에서 단란한 시간을 보냈다.

‘한병도 사단’ 관계자에 따르면, 저녁 여섯시 반께 익산에 도착한 한 전 총리는 시내의 한 고깃집에서 ‘한명숙 서포터즈’ 회원 80여명과 갈비탕을 먹으며 얘기를 나눴다.

이후 한 후보 사무실을 방문해 “한병도 후보 같은 인재가 익산을 발전시켜야 한다. 한명숙과 한병도는 하나이며,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요지의 말을 했다.

이 자리에는 개인택시조합, 요식업 익산지부, 버스노조, 한국노총 익산지부의 일부 인사들과 한 후보의 지지자들로 이뤄진 ‘한병도를 사랑하는 사람들’ 회원 등 주최 측 추산 1천여 명이 참석, 세를 떨쳤다.

한 전 총리는 이어 8시 반께 익산을 조배숙 국회의원 사무실을 들러 한 시간쯤 머물렀다.

이번 방문은 15일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지역의 국회의원과 정치세력의 표를 얻기 위한 행보라는 게 정치권의 주된 관측.  이를 반영하듯 한 전 총리는 계파가 다른 조배숙 의원과 '아주 친한 것처럼' 말했다.  

익산을지역위 관계자에 따르면 250여명의 주요 당직자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한 전 총리는 "조 의원과 나는 1999년 새천년민주당 발기인으로서 정치적 동기동창생이다. 조 의원과 끝까지 함께 하겠다. 정권교체가 이뤄지면 전북을 위해 조 의원과 새만금개발청을 신설해 낙후전북을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고속철(KTX)을 타고 서울로 간다며 조 의원 사무실을 급하게 나온 한 전 총리는 곧바로 올라가지 않고, 익산을 지역의 또 다른 여성주자인 전정희 예비후보와 만났다.

복수의 정치권 인사들에 따르면, 원광대학교 앞 전통찻집에서 전 후보와 만나 30분 넘게 있었던 그는 향후 정치 일정 등에 대해 얘기했고, 전 후보는 한 전 총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한 전 총리는 이날 전 후보 사무실도 방문하게 돼 있었는데, 15일 당대표 선출대회를 앞두고 조배숙 의원 측의 지지를 담보 받기 위해 을지역위원회 사무실만 들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 후보 사무실에 오겠다는 선약을 지켜야 하고, 조 의원의 눈치도 봐야 하는 난처한 입장 때문에 전 후보와는 개인적으로 만나 차를 마신 것 아니냐는 뒷얘기가 나온다.

한편, 15일 민주통합당 대표 및 최고위원이 선출됨에 따라 예비후보자들의 ‘귀한 분 모시기’는 더 열띨 것으로 보이지만, 완전 시민경선제로 실시되는 후보경선에서 유력인사가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