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자기부정 행태 되풀이 지적 자초

조직개편 때만 되면 두드러졌던 익산시의회의 눈치보기식 자기부정 행태가 또다시 되풀이됐다.

익산시의회는 ‘인구는 계속 줄고 있는데 공조직 몸집만 불리는 졸속 개편’이라는 지적을 하면서도 ‘1개 국 신설’ 및 ‘정원 20명 증원’이라는 골격을 그대로 유지한 채 익산시가 제출한 조직개편안을 통과시켰다.

익산시는 지난 8월 1일 행정안전부로부터 1개 국 신설이 가능하다며 재량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공문을 받고 국 신설을 위한 조직개편 작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의회 심의 이전부터 아무런 조직진단 없이 너무 서두르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고, 특정인을 염두에 둔 자리 신설이라는 뒷말도 있었다. 업무보고 과정에서 입법예고 외 각 부서와의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문제점도 드러났다. 특히 일부 부서장의 경우 계가 신설되는데도 불구하고 사전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조직개편안을 심의한 익산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는 이 같은 문제점들을 인지한 상태였으며, 수차례의 간담회와 집행부의 설득 과정에서 직접 문제제기를 하기도 했다.

심지어 조직개편안이 다음 회기에 통과돼도 내년 시행에 문제가 없기 때문에 조직진단 등 철저한 준비과정을 거쳐 다시 상정할 것을 전제로 부결될 것이라는 관측이 집행부 내부에서 나오기까지 했다.

기획위 심의 과정에서도 문제 지적은 계속됐다. 인구 30만 붕괴 시점에 국 신설이 타당한지 검토가 요구됐고, 한시기구인 공공청사추진팀을 의회 승인 7개월 만에 상시기구로 전환해 국 주무과로 배치하는 것이 문제시됐다.

또 대부분의 국 명칭 변경과 다수의 과 명칭 변경이 행정서비스를 받는 시민 혼란을 초래할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지방자치단체의 행정기구와 정원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한시정원은 한시정원이 아닌 정원으로 상계 조정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전국체전담당관 한시정원 5급 1명을 감축하고 같은 날 본청 5급 일반정원 1명을 증원하는 것도 문제시됐다.

입법예고만으로는 의견 수렴이 충분치 않고, 진정 시민을 위한 조직개편인지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익산시가 제출한 조직개편안은 주요 골자를 그대로 유지한 채 통과됐다. 지난 9일 제213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는 ‘익산시 행정기구설치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수정가결됐고 ‘익산시 지방공무원 정원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원안가결됐다.

이로써 내년부터 본청 조직에 ‘국’과 ‘과’가 1개씩 늘어나 ‘5국 32과·4담당관·1팀’에서 ‘6국 1실·34과·3담당관’으로 변경되고, 정원의 총수는 기존 1,514명에서 1,534명으로 20명이 늘어나게 됐다.

수정이 이뤄진 부분은 당초 시장 직속이었던 미래전략실이 부시장 직속 정책개발담당관으로, 도시전략사업과 순위가 건설국 1순위에서 3순위로, 시민복지국 명칭이 복지국으로, 도시건설국 명칭이 건설국으로 바뀐 것이 전부다.

익산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는 2년 전 조직개편 당시에도 시장 공약인 미래농정국 신설에 짜 맞춰져 ‘누더기’라는 지적을 신랄하게 하고 미래농정국의 불확실성을 문제시하면서도 시장이 이례적으로 상임위 심의에 참석해 직접 농정국 신설의 필요성을 강조하자 “정헌율 시장의 의지가 워낙 강해 일단 통과시키고 앞으로 지켜보겠다”며 개편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의회의 자기부정 행태가 다시 되풀이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