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대표 “관내 포장공사업 11개에서 27개로.. 공사 하고 떠나”

지역 건설업계가 공사물량 부족으로 폐업이 속출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전국체전 특수를 관외업체들이 꼼수 주소이전을 통해 수주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익산시가 입찰공고를 내면서 공고일 기준 최소 6개월 이상 본점소재지를 익산시 관내로 하는 제한을 두지 않고, ‘입찰공고일 전일부터 개찰일까지’로 하면서 사실상 지역제한을 풀어버린 결과다.

지난 8월 29일 익산상공회의소(회장 양희준)가 개최한 ‘지역업체 경쟁력 강화 방안 간담회’에서 지역 내 건설업체 대표 A씨는 “익산지역 내 건설업체들의 폐업이 속출하고 있다. 종합건설업이나 전문건설업이나 마찬가지다. 80~90년대는 호황을 누리다가 지금 폐업이 늘어나는 이유는 공사물량 감소다. 특히 전에는 관내에 6개월 이상 주소를 두고 있어야 입찰이 가능하도록 제한을 뒀는데, 지금은 이런 제한이 없어 관외업체가 대거 이주해 공사를 수주하는 통에 지역업체가 먹고 살 길이 더 좁아졌다”고 호소했다.

올해 전국체전 덕분에 공사물량이 많이 늘어났지만, 관외업체가 대거 이주해 입찰에 참가하면서 오랜만의 특수(特需)에도 피부에 와 닿는 효과가 미미하다는 것이다.

A씨에 따르면 원래 익산지역 내 포장공사업을 주로 하는 업체가 11개였는데, 전국체전을 전후해 27개로 늘어났다.

A씨는 “늘어난 업체들 대부분은 공사가 끝나면 다시 다른 지역으로 떠나버린다. 이른바 먹튀하는 것이다. 전에는 행정적으로 제재를 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익산시 차원의 조치를 건의했다.

실제 익산시의 전국체전 관련 입찰공고를 보면, 전국체전경기장(종합운동장) 주변 노후도로 덧씌우기 공사나 마라톤 주경기장 진입로 정비공사, 전국체전 대비 가로경관 개선공사 등 대부분은 공고가 입찰참가자격에서 본점소재지 제한은 ‘입찰공고일 전일부터 개찰일까지’로 하고 있다. 관외업체라도 공고 직전에 주소를 옮겨 놓기만 하면 입찰이 합법적으로 가능한 셈이다.

이에 대해 정헌율 시장은 “모처럼의 전국체전 특수를 외지업체에게 뺏겨 버리는 것은 안 된다. 6개월 유예를 적용한 줄 알았는데, 다시 확인해 보도록 하겠다”면서 “지역업체 보호를 위해 거주(본점소재지) 제한은 반드시 해야 한다. 최소한 1년은 해야 한다. 떴다방들이 왔다가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익산의 인구가 계속 줄어드는 이유는 지역에 먹고 살 것이 없고 아파트 가격이 높기 때문이다. 이는 건설경기가 침체돼 발생되는 현상이라고 본다”면서 “향후 시청사 신축부터 시작해서 중앙동 원도심 도시재생, 5개 민자공원, 남부권 개발, 기존 아파트단지 재건축 등 과잉공급이 걱정될 정도로 공사물량이 넘치게 될 것이다. 다만 시간이 좀 걸리는데, 그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당부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