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선도 및 지역산업구조 전반 체질 개선 ‘호기’

KTX익산역 최적지인데, 군산출신 박주현 의원이 대표발의

공약내건 정헌율·공동발의 조배숙·집권여당 이춘석 합심

전북지역에 과학기술원을 설립하기 위한 법안이 발의되면서 익산 유치의 물꼬가 터졌다. 호남의 관문인 익산역이 수도권에서의 접근성이 우수하고 새만금 배후로서 R&D 집적화의 최적지라는 판단 하에 관련 논의가 진행돼 왔던 만큼, 민선7기 공약사업으로 추진하려다 관망세에 머물러 있는 익산시가 치밀한 유치전략을 수립해 추진하고 법안을 공동발의한 조배숙 의원과 집권여당 이춘석 의원을 비롯한 지역 정치권이 초당적인 자세로 익산 유치를 위해 전방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여론이다.

전북과학기술원 유치·설립은 익산을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고 주도할 수 있는 도시로 탈바꿈시킬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대형 프로젝트다. KTX 익산역 역세권 개발로 미래성장동력의 발판을 마련하는 한편, 지역과학기술역량의 중대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과기원 유치를 통해 R&D 기능을 집적화한다면 지역 산업구조 전체의 체질 변화를 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익산은 호남권의 관문이며 KTX를 통해 수도권에서 1시간 내외 접근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새만금의 첨단·물류사업과의 연계가 가능하고 익산의 국가식품클러스터와 농업기술실용화재단, 인근 혁신도시의 농촌진흥청 등 관련 산업단지와 기관들이 소재하고 있어 농생명·식품 융·복합 산업 특화를 위한 최적지로서의 요건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법안을 대표 발의한 박주현 의원이 군산 출신인데다 군산조선소와 군산GM 사태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익산이 아닌 군산에 설립을 추진할 가능성이 흘러나오고 있다.

국회 차원에서 집권여당 이춘석 의원과 민주평화당 조배숙 의원이 법안 통과에 주력하는 한편, 법안 발의의 주축인 민주평화당 내 입장 정리와 익산 유치 확정을 위해 정헌율 시장이 전방위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전북과학기술원 유치·설립은 지난 6·13 지방선거 당시 정헌율 시장을 비롯해 민주평화당 소속의 여러 후보들이 앞다퉈 내건 공약이다.

하지만 민선7기 익산시는 관련 정부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현재 설립돼 있는 4개 지자체가 모두 새로운 과기원 설립에 부정적 의견을 보이고 있어, 당초 공약이었던 과기원 유치·설립을 공약 외 사업으로 분류하고 정치권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는 터였다.

그러던 차에 민주평화당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주현 의원(농해수위)은 지난 8월 28일 전북과학기술원 설치를 목적으로 하는 ‘전북과학기술원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여기에는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를 비롯해 조배숙·천정배·유성엽·황주홍·윤영일·김종회·김광수·김경진·이용주 의원 등 민주평화당 의원들과 전북출신의 이용호 의원, 민주평화당에서 활동하고 있는 장정숙 의원 등이 공동발의자로 동참했다. 또 20대 국회에서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낸 전북출신의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의원도 동참했다.

전북지역이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에서 매년 발표하는 ‘지역과학기술혁신역량’ 종합순위에서 전국 16개 시·도 중 최하위권을 기록하고 있고 기초과학연구를 위한 기초과학연구단도 전국 28개 중 한 개도 없는 상황에서, 과기원 유치·설립을 통해 농생명과 자동차분야 중심지로 변화를 꾀한다는 것이 발의의 배경이다.

지난 선거 과정에서 익산을 찾아 수도권 접근성을 강조하며 “익산에 랜드마크를 만들어 연구개발단지를 만들고 KTX 익산역 앞에 전북과학기술원을 설립해 연구개발의 전초기지로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던 박 의원은 이번 발의에 대해 “군산 현대중공업 및 GM 공장 폐쇄에 대한 대책으로서 농생명바이오, 자동차 분야에 특화된 전북과학기술원 설립이 필요하다”며 “두 기업의 폐쇄로 인해 군산, 전북의 경제가 피폐해진 것에 대해서 문재인 정부는 책임감을 느끼고 문제해결에 임해야 한다. 전북과기원 설립은 그 시발점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박 의원에 따르면, 2013년 10월 의뢰해 전라북도에 제출된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의 전북과학기술원 설립 타당성 분석보고서를 통해 새만금, 국가식품클러스터, 농생명 혁신도시 등 주요 국책사업들과 시너지 효과 창출을 위한 전북과학기술원 설립 필요성이 확인된 바 있다.

이날 발의된 ‘전북과학기술원법안’은 ▲첨단과학기술 분야를 연구하기 위해 전북과학기술원 설립(안 제1조) ▲국가·지방자치단체 또는 공공기관은 전북과학기술원의 설립·건설·연구 및 운영에 필요한 출연금을 지급할 수 있음(안 제8조) ▲전북과학기술원의 설립과 운영을 위해 필요한 경우에는 정부가 국유재산을 무상대부하거나 사용·수익하게 할 수 있음(안 제9조) ▲학사, 석사·박사 과정 설치(안 제14조) 등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