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을 위한 모정 지붕은 짚단 벗겨져.. 부실한 시공의 흔적

총 113억원을 투입해 조성한 소라산 자연마당 공원에 대한 익산시의 부실한 관리와 운영이 도마 위에 올랐다. 비가 내리는 중에도 실개천을 흐르게 만들기 위한 펌프가 가동되는가 하면 모정 지붕의 짚단이 벗겨져 나가 흉물스럽게 변하기도 했다.

소라산 자연마당은 영등동에 위치한 도시생태공원으로 2013년 환경부 공모사업에 선정됐으며 2014년 착공해 2015년 12월에 준공됐다. 자연마당에는 국비 30억원과 시비 83억여 원이 투입됐으며 준공 이후에는 환경부가 주관하는 2016년 자연환경대상 공모전에서 대상을 차지하며 지역 주민들이 즐겨 찾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 준공 후 2년 반이 지나면서 공원 관리 부실에 대한 민원이 야기되고 있다. 특히 장마철 호우가 집중되는 와중에도 공원 내 펌프가 작동하고 있는 것이 시민들에 의해 발견되면서 쓸데없는 낭비라는 지적이 나왔다.

영등동 주민 한 모 씨는 “인위적으로 물을 내리는 청계천 같은 방식인데 비가 내려도 작동하면 전기세를 낭비하는 꼴이 아니겠나”라고 지적했다.

자연마당은 설계단계부터 습지를 유지하기 위한 실개천이 반영돼 있었다. 이를 위해 지하수 펌프에서 물을 끌어올려 흘러내려가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비가 오는 날도 모터로 물을 품어 올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익산시에 따르면 지하수 펌프는 타이머 방식으로 작동되고 있다. 그래서 비가 오는 것과 상관없이 정해진 시간별로 작동한다는 것이다. 전기 요금의 경우 모터 용량이 크지 않기 때문에 많은 비용이 소모되지 않는다고도 덧붙였다.

이 밖에도 공원 곳곳에 설치돼 있는 모정의 지붕에 대한 민원도 발생했다. 짚단을 엮어 올린 지붕이 군데군데 벗겨져서 흉물스럽게 보인다는 것이다. 나무판 위에 너무 얇은 짚단을 씌운 정도여서 부실한 시공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익산시청 공원관리 담당자는 “관리소가 상주해 관리하는 공원이 아니라 돌아가면서 관리하는 소공원들이 수백 곳에 달해 손길이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며 “짚단 지붕에 대해서는 상황을 파악해 새로 교체할 수 있도록 예산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