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내 장애인 전용객실 ‘0곳’.. 장애인 편의시설 보완 시급

익산을 주 개최도시로 열리는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이 숙박을 위한 준비에 분주한 가운데 익산시 내 숙박시설 가운데 장애인체전 참가 선수들에 대한 숙박편의는 턱없이 부족한 상태여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오는 10월 12일부터 7일간 제99회전국체전이 익산을 주 개최도시로 전북에서 열린다. 이에 익산시와 대회 조직위는 전국체전 참가 선수 2만 명과 임원 1만 명이 순조롭게 대회를 치를 수 있도록 숙박시설의 확보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익산 지역에만 약 1만 명 정도의 숙박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10월 25일부터 5일간 열릴 예정인 전국장애인체전을 대비한 숙박시설 마련은 순탄치 못한 상황이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국체전보다 적은 8,500여명이 참가할 예정이지만 휠체어 이용자를 비롯해 대부분 신체가 불편한 선수들이기에 관련 시설을 갖춘 곳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익산시에 따르면 현재 익산시 내 숙박업소 가운데 장애인전용 객실을 갖춘 곳은 단 한 곳도 없는 상황이다. 법적으로 30인 이상 객실을 갖추었을 경우 최소 1개 이상의 장애인 객실을 둬야 하는데도 그마저도 갖춰져 있지 못하다는 얘기다.

또한 장애인객실이 있어도 무용지물이다. 관련 법 실치 기준에 따르면 일반숙박업소는 주출입구 접근을 용이하게 하는 것과 객실과 침실을 의무로 두는 것만 의무로 규정하고 있다. 화장실이나 욕실 안전 손잡이와 같은 필수 시설은 물론 승강기조차도 권고사항일 뿐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현재 익산시에 휠체어사용자나 신체장애인들의 편의를 고려한 숙박시설은 파악조차 어렵다. 이에 장애인 선수단들은 그나마 나은 곳을 찾아 인근 시외로 숙박을 예약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장애인스포츠 협회 관계자 최 모씨는 “방을 구해달라는 연락이 계속 오는데 샤워실 손잡이 같은 기초적인 시설조차 되어 있는 곳이 없다”며 “어쩔 수 없이 삼례나 인근까지 돌아다니며 조금이라도 나은 환경의 숙박업소를 구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숙박업소 운영자 측도 걱정이 크다. 익산을 찾아올 장애인들의 숙박편의와 안전이 먼저지만 그렇다고 관련 시설을 스스로 갖추기도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출입구 경사로와 문턱 없애기, 화장실 안전 손잡이 설치 등이 당장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대한숙박업중앙회 익산시지부 이창윤 지부장은 “익산시에 장애인이 쉴만한 곳이 단 한 곳도 없는데 무턱대고 선수들을 오라고 하면 안 된다”며 “그분들이 편안하게 쉬고 경기까지 마무리할 수 있도록 관련 시설에 대한 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익산시는 현황 파악 후 출입구 경사로 부분에 대해서만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시는 휠체어 이용자 수용이 가능한 숙박업소를 파악해 수요자와 연결해주고 있으며 외부 접근로 시설이 필요한 경우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내부 필요 시설에 대해서는 업소 측이 부담해야 한다.

익산시 담당자는 “장애인체전에 이미 1,205실이 예약이 된 상태이며 추가로 539개의 수용 가능한 업소를 파악해 관련 선수들 및 임원진들과 연결해주고 있다”며 “장애인 전용 시설이 없어 불편한 사항은 있겠지만 최대한 편의를 고려해 숙박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