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침하 예상됐음에도 보수 필요 시설에 반영 놓친 책임

<속보>다가오는 10월 열리는 제99회 전국체육대회(이하 전국체전)에서 전면 보수가 필요하다고 지적된 익산시국가대표야구훈련장(이하 익산야구장)을 그대로 사용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참가 선수들의 부상 및 경기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2018년 3월 5일 보도>

또한 경기장 보수가 필요한데도 전국체전 시설 보수비에 포함시키지 못한 익산시의 안일한 행정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익산야구장은 지반 침하 현상이 심각한 수준으로 드러나면서 올해 전국체전에서 사용이 불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운동장 전체에 30cm~50cm까지 굴곡이 졌기 때문에 선수 부상 위험이 크고 정상적인 경기 운영도 어렵다는 판단이다.

이에 전국체전이 열리기 전까지 경기장 보수를 완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여의치 않을 경우 다른 지역에서 야구경기를 치러야 해 주 개최도시로서의 체면을 구길 수도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됐다.

그러나 전북체육회와 익산시에 따르면 올해 전국체전에서 익산야구장을 보수 없이 그대로 사용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의문을 낳고 있다. 개·보수 없이 경기장을 그대로 사용해도 된다는 것은 선수 부상위험 등의 지적을 무시하는 처사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익산시가 취해온 입장과도 배치된다. 시는 지난 3월 송하진 전라북도지사에게 경기장 전면보수를 위한 긴급예산 16억 원을 요청한 바 있었다. 송 지사는 검토가 필요하다는 답변으로 사실상 예산 지원을 거절했다.

전국체전을 치르기 위한 경기장 보수비용을 요구했던 익산시가 예산 지원을 받지 못하니 경기장이 문제가 없다는 입장으로 돌아섰다는 지적이 나오며 오락가락하는 익산시 체육행정에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또한 전국체전을 앞두고 보수 필요 시설에 익산야구장을 빠뜨린 책임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쓰레기 매립장 위에 조성된 익산야구장은 2011년 완공될 당시부터 빠른 지반침하 현상이 예견됐으나 익산시는 전국체전 시설을 조사하기 위한 실사단에 야구장 보수비를 반영시키지 못했다.

이후 경기장 문제가 지적되면서 뒤늦게 보수비 지원을 요구하고 그것도 여의치 않으니 다시 경기장에 문제가 없는 것처럼 입장을 뒤바꾸며 책임을 회피하기 바쁜 모습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익산시 체육진흥과 관계자는 “경기장이 가라앉아 있으나 야구경기를 치르기는 지장이 없는 정도로 알고 있다”라며 “경기장 보수는 내년 예산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익산시 야구협회 관계자는 “현재 프로2군 경기가 치러지고 있지만 어쩔 수 없이 쓰는 것이지 사용하기 힘들만큼 열악한 상황”이라며 “전국체전 준비하면서 야구장 보수비용만 반영했어도 됐을 텐데 그걸 빠뜨린 것이 아쉬우며 관련 공무원들이 업무 인수인계가 제대로 되지 않는 탓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