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용예산을 늘리고 소모성 예산을 줄여 예산의 경직성을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경직성 예산은 매년 고정적으로 소요되는 금액으로, 복지예산이나 인건비가 여기에 속한다. 하지만 부채가 많아 이자와 원금을 매년 상환해야 하거나 국비를 받아 시비를 합쳐 사업을 추진해야 할 경우 불가피하게 예산을 부담해야 한다.

이런 경비를 빼고 남은 것이 가용예산인데,가용예산이 많아야 필요한 부문에 예산을 적절히 사용할 수 있다. 반대로 경직성 예산이 늘어날수록 가용예산은 줄어든다.

익산시의 올해 일반회계예산은 약 6천억 원인데, 이중 자체적으로 편성해 쓸 수 있는 돈은 700억 원도 채 안 된다.  

익산시의 부채는 1천755억여 원이다. 이 가운데 1천395억 원은 정부에서 빌린 것이고, 332억 원은 전라북도 지역개발기금에서, 28억 원은 은행에서 차입한 것이다.

이는 일반산업단지 및 과학의료단지 조성, 소각장(신재생에너지자원센터) 건립 등 기반시설을 확충하는데 쓰는 돈이지만, 원금과 이자 상환 부담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경직성 예산을 늘어나게 하는 것 중의 하나가 민간투자사업이다.

민자사업은 일시적으로는 적은 돈이 들어가지만 보통 10년 이상, 20년까지 장기적으로 계약을 맺고 원금과 이자를 민간투자자에게 상환해야 한다.

매년 사업수익률 내지 임대료, 위탁운영비,물가상승률까지를 예산으로 보전해줘야 하기 때문에 자치단체에게는 큰 부담이다.

익산시는 하수처리장, 하수관거, 축산폐수처리장, 도서관 등을 민자사업으로 건설했는데,총 1천100억 원이 소요됐다. 올해는 2단계 하수관거사업 695억 원과 복합문화센터 390억 원 등 모두 1천85억 원을 들여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따라서 이미 투자됐거나 투자가 확정된 금액만도 2천억 원이 넘는다.

경직성 예산은 국비사업을 유치할 때 늘어난다.보통 전체사업비 중 절반 정도를 정부가 지원해주고, 나머지 비용은 시비 또는 도비로 충당한다.

올해 익산시가 확보했거나 확보할 것으로 예상하는 국비사업은 60여건에 1천100억 원 규모인데, 이중 국비 지원액은 500억 원, 전라북도가 약 100억 원이다. 나머지 500억여 원은 시비 부담이다. 이는 곧바로 경직성 예산이 된다. 하지만 대규모 사업을 익산시 자체 재원으로만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국비사업 유치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래서 불필요한 경직성, 소모성 예산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주민 설득 및 선택과 집중을 통해 사업의 효과가 불투명하거나 급하지 않은 사업, 선심·전시성 예산은 과감히 축소하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