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는 2006년말부터 추진한 익산시의 유스호스텔 건립사업을 전면 백지화하는 처분지시를 내렸다.이는 그동안 익산시가 특정 법인에 특혜를 제공하기 위해 위법을 자행해 온데 대한 철퇴의 의미를 지닌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 유스호스텔 사업은 법을 무시한 공무원의 재량권 남용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를 한 눈에 보여주는 행정행위의 일탈이었다. <편집자 주>

"지금까지 익산시가 했던 유스호스텔 관련된 행위는 전부 다 불법입니다."

2007년 12월 익산시의회 126회 임시회 11차 회의에서 손문선 의원의 발언이다. 이 임시회에서 손 의원은 유스호스텔 건립 관련 심각한 절차상 하자의 폐해를 짚고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당시 익산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의 모든 의원들이 사업의 부당성을 지적하면서 익산시의회는 두번이나 이 안건을 부결시켰다. 하지만 익산시는 4년이 지난 현재 단한번의 시정조치 없이 사업을 그대로 진행해 와 현재 설계비 3억1천300만원을 지급했고 건축과정만 남겨놓고 있다.

이로 인해 특혜의혹이 난무한데다 익산시의회가 두번이나 부결한 사안을 익산시가 의회를 경시하고 재상정, 익산시의회는 자존심도 고려치 않고 이 사안을 통과시키는 초유의 사태가 진행됐다.

시는 이 사업을 2006년부터 진행하면서 법규정을 이행하지 않아 발생한 행정의 난맥상이나 손실, 기관간의 불신을 초래하면서까지 불법을 강행했다.

전라북도 감사실은 지난해 정기감사에서 이를 지적하면서 익산시가 그동한 행한 모든 행정행위가 무효라면서 위탁관리 공모절차를 재 이행하라고 요구했다. 이 가운데 시민사회단체들의 적극적인 개입이 예고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사건의 진행과정
건립부지 공모, 그러나 신청
서류는 위탁관리계획서

익산시는 2006년 11월 29일자로 익산시청 홈페이지에 "2008년 제10차 세계 스카우트 유스포럼 행사가 우리시에서 개최된다"며 "익산시는 그 행사를 앞두고 청소년 전용 숙박시설인 유스호스텔을 건립해 관광객 유치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며 건립부지를 공모했다.

익산시가 건립부지를 공모한 공고문의 제목은 '청소년 유스호스텔 건립참여자 모집 공고'였다.

하지만 공고에 참여한 사회복지법인 삼동회는 '건립참여자'로 응모한 것이 아니라 엉뚱하게도 '위탁운영계획서'를 제출했다.

익산시가 모집한 것은 '건립부지(2천여평)를 기부채납할 뜻이 있는 단체'였는데, 삼동회는 익산시의 공모내용과는 전혀 동떨어진 '위탁운영계획서'를 제출한 것.

하지난 이 서류를 반려한 후 새로운 기부채납 건립참여자를 모집해야 할 익산시는 이 문제를 그냥 넘어갔다. 운영계획을 낸 단체를 건립참여자로 인정해버렸기 때문 여자를 모집해놓고 남자를 채용한 격이 됐다는 비판이 이 이유다.

또한 익산시는 2007년 2월 6일 전라북도 지방재정투융자심사를 요청하면서 국비 60억원과 시비 5억원 및 민간자본 30억원을 사업비로 투자하되, 국비 60억원은 균형발전특별회계로 조달하는 사업계획을 제시했다.

이에 전라북도의 지방재정투융자심사위원회는 "행정정차 및 구체적인 사업계획과 국비확보 및 민간자본 유치 가능성을 재검토 후 추진"하라는 조건부로 사업을 승인했다.

그러나 익산시는 국비 및 민간자본 유치 가능성 등을 재검토하지 않고 밀어부치기식으로 사업을 진행, 역시 특정종교에 대한 특혜 의혹을 확대시키기도 했다.

이어 익산시는 공유재산 취득에 대한 의회 의결절차를 거치지 않고 2008년도 본 예산에 유스호스텔 설계용역비 4억7천만원을 편성했다.

또한 익산시는 유스호스텔 위탁사업자 선정 이전에 반드시 거쳐야 할 의회 동의를 받지 않았다.

결국 익산시는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에 따른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예산을 편성하기 전에 매년 공유재산 취득과 처분에 관한 계획을 수립해 당해 지방의회 의결을 얻어야 한다"는 법 규정을 위반했다.

또한 익산시는 지방자치법 8조 "공공청소년 수련시설의 설치운영의 업무는 지방자치단체 고유사무로서 이를 민간단체에 위탁하고자 할 때에는 당해 지방의회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규정도 위반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익산시의회는 익산시로 하여금 2008 행정감사를 요구, 2008년 9월 16일부터 자체감사를 실시하고 위와 같은 불법 행태들을 밝혀내 관련자 문책을 요구했다.

하지만 익산시는 의회 의결절차 없이 용역비를 예산으로 편성한 1명의 공무원과 의회 동의없이 민간위탁계약을 체결한 2명의 공무원에 대해 가벼운 훈계조치로 끝냈다. 또 소관부서에 시정조치하라는 솜방망이 처벌로 오히려 공무원들의 불법 부당행위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을 초래했다.

이후 익산시는 한발 뒤로 물러서서 사업을 관망하고 추진하지 않다가 2009년 말 '건축설계경기 공고'를 냈다. 이 과정에서 익산시는 또 특혜 주기를 감행했다.

시는 '건축설계경기 공고문'을 내면서 건축공사비를 60억여원으로 하고 60억원이 넘을 경우 불이익을 준다고 공고했다.

하지만 익산시는 계약 당시 계약서 내용 안에 설계변경 금액을 늘릴 수 있는 조건을 붙여놓아 69억원에 설계서를 납품받아 업체에 9억원의 특혜를 줬다. 

이제 이 사업은 건축만 남아 있는 상황에 있는, 다시 익산시는 기존 방식대로 사업을 강행하려 하고 있다.

온갖 불법과 탈법을 자행한 익산시가 전라북도 감사로부터 행정행위 원천무효라고 확인된 사업을 밀어부치고 있는 것.

이 같은 행태에 시민들과 시민사회단체는 "여론을 무시한 전형적인 구태 행정"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해결책과 대안

시민들은 익산시가 더 이상 불법을 감행하지 말고 사업을 전면 재검토해 원천적으로 재시작 해야한다는 여론이다.

익산시의 정체성이 불법으로 점철된데 따른 익산시민들과 익산시의회의 반발이 그동안 거센데다 시민사회단체의 여론마저도 익산시가 무시하는 처사는 용납돼서는 안된다는 여론이 일고 있는 것.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전북도 감사와 요구마저 무시해 기관경고로 이어진다면 익산시는 시민들에게 신뢰를 잃어갈 것"이라며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민선 5기 익산시장의 안정적인 정착이 힘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