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과 세력 다투게 된 국민의당.. 정 시장 재선 도전에 ‘암초’

1년 남은 지방선거가 심판대.. 치열한 경쟁 속 민심 향배 주목

지난 대선에서의 문재인 대통령의 승리는 익산시 정치권에 격랑을 몰고 올 전망이다. 대선 지지율이 익산지역 정치권에 얼마나 투영될지에 따라 지역 정치권의 기대와 걱정이 교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판도변화 속에서 1년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가 자연스럽게 익산 민심의 향배를 판가름할 심판대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대선이 끝나자마자 민주당 소속의 몇몇 정치인들이 익산시장 물망에 오르내리기 시작하면서 차기 익산시장을 놓고 벌어질 경쟁이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이에 국민의당 소속의 정헌율 시장은 재선을 위해서 대선 패배라는 악재를 극복하는 한편 여당과 경쟁해야하는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됐다. 앞으로 남은 1년의 시정운영의 성과가 정 시장이 기댈 수 있는 유일한 지지기반이 될 전망이다.

지난 9일 치러진 대선에서 익산시 유권자들은 더불어민주당 후보였던 문 대통령을 압도적으로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위를 기록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3배 가까운 격차를 보였다.

이 같은 결과는 앞으로 익산시 정치권에 가볍지 않은 바람을 불러오게 될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먼저 대권을 거머쥔 민주당은 전통적인 지지 회복을 자신하는 분위기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은 익산을 지역구와 익산시장을 국민의당에 내주며 텃밭에서의 뼈아픈 패배를 겪었다. 민심의 이반을 막지 못하고 쇠락하던 추세였던 민주당은 탄핵정국을 맞아 앞당겨 치러진 대선에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다시 익산시민들의 지지를 얻는데 성공한데 더불어 정권교체를 성공한 정부여당이라는 위치까지 차지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이점을 살려 민주당은 일찌감치 내년 지방선거까지 승리를 내다보는 중이다.

이와 반면 국민의당은 돌아선 민심 붙들기도 급급한 처지다.

을 지역구의 조배숙 의원은 대선 참패로 인한 국민의당 지도부 총사퇴 등으로 당 조직 재정비에 여념이 없다. 조 의원은 차기 당대표 후보 중 하나로 꼽히고 있지만 전당대회가 마무리되더라도 국민의당에 대한 지지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민의당 갑 지역위원장인 전정희 전 의원도 마찬가지다. 을 지역구에서 건너온 탓에 입지가 좁은데다 대선 패배라는 악재를 만나 국민의당에서 정치적 재기를 노리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렇게 극명한 양 당의 온도차 속에서 내년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의 기초자치단체장 선거가 양 세력 간의 결정적인 승부처로 예상된다. 반쪽 임기를 지낸 정 시장이 재선에 성공하느냐 아니면 민주당이 정권교체에 이어 익산시장 교체를 이뤄내느냐에 향후 익산시 정치권의 지형도가 달라진다는 얘기다.

민주당은 지난 익산시장 재선거에 나선 강팔문 후보가 정 시장에게 패배한 이후 마땅한 시장후보감을 찾지 못하고 있었던 게 사실이다. 물망에 오르던 정치권 인물들도 신중에 신중을 기하며 몸을 사렸다.

허나 국민의당과 큰 격차를 보이며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엔 사뭇 분위기가 달라졌다.

승리의 기세를 업고 정 시장의 대항마로 먼저 서는 쪽이 유리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에서 익산시장 출마를 타진하고 있는 후보군으로는 전북도의회 의원들이 꼽힌다. 특히 황현 의장과 김영배 의원은 직접적인 의사를 밝히고 있는 것으로 정치권 소식통이 전하고 있다.

이렇게 익산시장직을 노리는 인물들이 나타나자 정 시장으로서는 바짝 긴장하는 모양이다. 정 시장 측은 일단 대선 결과와 지역 민심은 별개라고 선을 긋고 시정운영에 만전을 기해 시민들의 재신임을 얻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현역 단체장인데다 반쪽짜리 임기를 지내고 있다는 점은 여전한 강점으로 꼽히고 있어 수성을 노리고 있다.

익산시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익산시 대선결과를 곧 민주당의 텃밭 회귀로 단정하는 것은 무리이며 앞으로 1년 동안 여당으로서의 지역 내 역할을 어떻게 보여주느냐에 따라 민심이 움직일 것”이라며 “국민의당을 비롯한 정의당 등 야당은 새로운 도약 노력을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평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