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 업체의 이중 영업, 집적효과 저해

지난 9월 개장한 익산시 보석판매전시장인 ‘쥬얼팰리스’

익산시의 보석상인들이 양분돼 상인간에 불화가 조성되고 보석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익산시는 지난 9월 111억여원을 들여 왕궁면 보석박물관 부지 5천256㎡(1천590평)에 '쥬얼팰리스'를 건립해 판매장을 한곳에 모으려고 했지만, 사업 추진과정에서 상인들이 양쪽으로 나뉘어 불신하고 있다.

2층 건물인 쥬얼팰리스는 보석 판매·전시장인데, 현재 79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지금까지 익산시의 보석가공 및 판매업체는 시내에 있는 '익산보석판매센터'에서 20여년 간 영업을 해왔는데, 총 28개 업체중 16개 업체가 쥬얼팰리스가 건립된 후에도 판매센터에서 철수하지 않고 남아 있어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이들 16개 업체는 쥬얼팰리스에 입주해 영업을 하는 동시에 보석판매센터에서도 장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상인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임대료가 1년에 200만원도 채 되지 않기 때문에 양쪽 영업이 가능하다.

특히 주얼팰리스로 완전 이전한 상인들은 보석판매센터에서 영업하는 상인들이 주얼팰리스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데 일조하고 있다고 말한다.

쥬얼팰리스 입주 상인들로 이뤄진 (사)주얼팰리스협의회 관계자는 "몇몇 업체가 양쪽에서 영업을 하면서 이곳을 방문한 손님들에게 기존 보석판매센터에 가면 더 좋은 물건이 있다고 말하는 등 다른 상인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비와 도비, 시비를 들여 익산시가 보석판매장 집적화사업을 벌이고 있는 만큼, 사업의 효과를 내기 위해서라도 상인들이 같은 장소에서 영업을 하며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익산보석판매센터 운영위원회 관계자는 "지금까지 20년 넘게 이곳에서 영업을 해왔는데 하루 아침에 접으라고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쥬얼팰리스에 보석 가공공장이 건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매장만 이전해 영업을 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말했다.

현재 익산의 보석 가공공장은 보석판매센터가 있는 영등동 국가산업단지에 있으며, 총 108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보석판매센터 건물 소유주는 전라북도청이다.

익산시는 보석판매센터에 있는 상인들이 쥬얼팰리스로 완전 이전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지금까지 보석판매센터에서 쌓아온 인지도와 기득권을 버리기 쉽지 않다는 것을 이해한다"면서도 "그러나 양쪽에서 과당 경쟁을 하다보면 서로를 비방하는 수순을 밟게 되고 결국 익산시의 이미지만 나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같은 입장 차이와는 별도로 시민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판매장이 한곳에 집중돼 보석산업 고도화사업의 목적을 살려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또 상인들이 겉으로 내세우는 명분과 갈등의 원인이 다를 수 있는 만큼 익산시가 중재노력을 배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편 익산시는 판매센터 소유주인 전라북도가 내년부터 상인들에게 매장을 임대하지 말도록 요청하고 있다. 매장을 재임대 하지 못한 상인들이 쥬얼팰리스에서만 영업하도록 강제하기 위해서다.

이에 대해 전라북도 기업지원과 관계자는 "지난 8일 익산시청과 의회, 쥬얼팰리스와 보석판매센터를 방문해 관계자들의 의견을 들었다"며 "우선은 익산시가 상인들과 타협할 수 있도록 하고 올해 말 임대계약 만료시점에서 재임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