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5대 종교인협의회 성직자들이 망성면 동물복지 인증농장 AI 살처분 관련 “생명경시 풍조를 조장하고 과도한 예방적 살처분을 중단해 달라”고 호소하고 나섰다.

지난 6일 익산시청 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전북 5대 종단 생명평화 종교인협의회(기독교, 불교, 원불교, 천도교 한울연대, 천주교)는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참극 앞에서 전북지역 종교인들이 나섰다”면서 “AI 잠복기간도 지나고 역학조사에서 음성반응까지 나온 참사랑 동물복지농장의 건강한 생명체 5,000마리에 대한 살처분 방침을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특정 농가를 비호하자는 게 아니라, 예방적 살처분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살육행위와 생명경시 현실을 막아내고 생명의 존귀함은 인간 뿐 아니라 모든 존재에게 해당된다는 것을 재확인하고자 하는 것이며, 이는 종교인 본연의 역할이자 사회적 의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들은 “지난 11월 발생한 AI로 인해 전국적으로 닭과 오리 3,781만 마리가 살처분 당했고, 이중 3분의2는 ‘예방적 살처분’이라는 이름으로 영문도 모르고 죽어갔다”면서 “이처럼 ‘묻지 마 식 살처분’은 생명을 경시하는 우리사회의 한 단면이며, AI의 확산은 인간의 지나친 이기심과 탐욕이 생태계 전체의 균형을 파괴하고 조화를 무너뜨린 결과”라고 지적했다.

또 “AI가 발생하기만 하면 3㎞ 이내의 농장 가금류를 몰살시키는 살처분 정책은 실효성도 없을뿐더러 사람들에게 위협이 된다”며 “농장주의 정신적·심리적 상처는 물론, 살육행위에 동원되는 공무원들의 트라우마 역시 적다고 할 수 없다”라고 꼬집었다.

또 이들은 “몇 년 새 비극적인 AI와 구제역 사태로 8,000만 마리 이상의 가축을 살육했던 우리나라가 축산선진화 정책을 만들고 동물복지농장제를 실시한 지 3년이 됐고, 그동안 동물복지농장에서는 단 한 건의 AI나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았다”면서 “참사랑 동물복지농장은 복지기준을 훨씬 상회하는 축사환경을 갖추고 있고 이미 건강한 상태임이 확인된 닭들임에도 불구하고 2.1km 떨어진 농장에서 AI가 발생했다는 이유만으로 살처분하려는 것은 책임회피성 행정이며 철새와 농림축산식품부 방침 뒤에 숨는 떠넘기기식 행정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성토했다.

이어 “농식품부의 공고는 시장·군수의 재량을 광범위하게 허용하고 있다”면서 “참사랑 동물복지농장에 대한 관리·보호지역을 예찰지역으로 전환하고 이동제한 등의 사후조치를 한다면,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의 후진적인 살처분 중심의 AI 대응이 동물복지농장의 확대와 생명존중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피력하며 정헌율 시장의 대승적인 결단을 촉구했다.

송승욱 기자